▲알코올 중독은 조기 사망의 주요 위험 인자다(출처=게티이미지)

과음은 15~49세 연령대에서 조기 사망을 이끄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미국에서만 1,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알코올 중독 상태다. 사람을 중독 성향으로 만드는 데는 행동적, 정신적 및 유전적 요인이 있다. 이는 간과 심장질환 같은 여러 건강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재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독에서 벗어나는 회복 과정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다시 중독에 빠지면 그 이후의 회복 과정은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편 최근 알코올이 기억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람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초파리를 사용한 이번 연구에서 인간의 보상 및 회피 기억 형성과 관련이 있는 분자 신호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은 기억 형성 경로를 이용해 뉴런에 발현되는 단백질을 중독 행위로 변형한다. 따라서 저녁에 몇 잔 안 되는 술을 마셔도 분자 수준에서 기억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선임 저자인 브라운대학 신경과학과 칼라 카운 교수는 약물 남용이 신경독임에도 불구하고 보상 기억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내기를 원했다. 카운 교수가 말하는 약물인 알코올, 코카인, 메타암페타민 및 아편제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 결과, 사람들은 약물에 취하고 메스꺼움을 느끼지만 이 약물을 해로운 것이 아닌 좋은 것으로 기억한다.

약물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

카운 교수는 중독 행동이 형성될 때 변화하는 분자 유형을 알아내면 알코올 중독 및 기타 중독에서 회복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란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중독 기간이나 중독 정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파리는 사람에 비해 뉴런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이 연구에 최적 모델이 될 수 있었다. 사람은 1,000억 개 이상의 뉴런이 있는데 반해 초파리는 약 10만 개의 뉴런이 있다 그리고 회로 및 분자 수준에서 이 뉴런의 활동을 연구할 수 있는 유전자 도구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서던일리노이대학의 에밀리 페트루첼리 박사는 주요 유전자를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유전자 도구를 적용하는 한편, 초파리가 알코올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때 보상 행동을 관여하는 단백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알코올의 영향을 받고 있는 초파리를 관찰해 유전자 신호와 중독 행동이 형성될 때 취한 상태의 신경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초파리에서 알코올 선호를 촉진하는 노치가 들어 있는 중요한 시스템 노치 경로(Notch Pathway)를 확인했다. 노치란 도미노 체인처럼 작용한다. 즉, 초기 노치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다른 세포 프로세스 체인을 출발시킨다. 이는 성인의 두뇌 기능, 배아 발달 및 사람과 동물 모두의 두뇌 발달과 관련이 있다.

▲알코올로 인해 두뇌 신경세포의 기능 속도가 저하된다(출처=게티이미지)

카운 박사는 노치가 두뇌가 형성되기 시작할 때인 발달 중인 배아에 신호를 전달하지만 성인의 경우 그 역할, 기억의 형성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알코올에 중독된 초파리 중 알코올 노출로 인해 노치 캐스케이드 변화가 발생한 초파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변화 중 하나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감지였다. 회피하고 싶은 기억 또는 즐거운 기억 모두에서 도파민 수용체는 암호화에 관여한다. 그리고 알코올이 이 보존된 기억 경로를 중독 형태로 바꾸고 단백질이 보상 기억으로 변화시킨다.

하지만 알코올은 도파민 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키지는 못한다. 단지 단일 아미노산에 의해 단백질 서열을 왜곡시킨다.

게다가, 연구진은 초파리에서 발견된 중독 관련 유전자에서 유전자 이상형성을 확인하기 위해 알코올 중독자의 DNA 샘플을 연구했다. 카운 박사는 이 현상이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발생한다면 와인 한 잔으로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한 시간 후 정상 상태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와인 세 잔을 마시면 경로가 24시간 후에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것이 기억 회로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생기는 이유다.

여러 과학자들은 분자 수준에서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하면 새로운 중독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알코올은 사람이 장시간 여러 가지 것을 기억하게 만드는 두뇌 프로세스를 활용한다. 따라서 약물 노출에 의해 기억 프로세스가 변경됐기 때문에 약물 중독 현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알코올과 두뇌

알코올은 뉴런에 직접 닿기 때문에 중추신경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 때문에 두뇌 세포의 처리 속도가 느려져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이처럼 두뇌 기능 속도가 저하되면 반응 시간이 저하되고 기억이 흐릿해지며 시력이 손상되고 근육이 약화되며 청력이 저하된다.

최근 프랑스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과음은 치매의 위험 인자로 작용하는 데다 수명을 최대 20년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14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는 사람에 비해 두뇌 양이 줄어든다. 인지 기능 저하는 음주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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