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뎅기열 백신을 신뢰하지 않게 됐다(출처=123RF)

오늘날에는 독감, 폐렴, 뎅기열 등 여러 가지 유형의 백신을 이용할 수 있다. 뎅기열 백신 개발은 획기적인 사건처럼 보였지만, 모든 사람이 뎅기열 백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치명적인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주사

뎅기열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이집트숲 모기(Aedes aegypti)라는 특정 모기종으로 전염된다. 이 모기는 주로 지구 남단에 서식하며 사람을 물어서 바이러스성 감염을 유발한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발열과 두통이 있으며 관절통 및 근육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즉각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감염 증상이 심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1950년대, 필리핀과 태국에서 뎅기열이 발생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에서 만연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의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을 입원하게 하거나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질병으로 간주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뎅기열 환자는 30배 이상 증가했다. 해마다 100여 개국에서 뎅기열이 발생하고 있으며 감염자는 5,000만~1억 명에 달한다. 이는 뎅기열 때문에 전 세계 인구 절반가량의 건강이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 많은 어린이와 성인이 뎅기열로 입원하고 사망에 이르고 있다(출처=123RF)

뎅그박시아, 대중의 분노를 유발한 해독제

2015년, 필리핀 정부는 2012년 이후 증가하는 뎅기열 환자를 줄이기 위해 뎅기열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사노피'라는 프랑스 제약회사가 개발한 백신, 뎅그박시아(Dengvaxia)의 사용으로 캠페인은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2017년, 사노피는 해당 백신이 뎅기열을 진단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감염됨 직후 중증의 뎅기열을 진단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러 나라에서는 사노피의 성명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바꿨지만 필리핀에서는 사노피의 성명에 대해 비난 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정치적 이익으로 점철된 반응을 내놓자 대중의 공분은 극에 달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이 대학원의 연구진은 대중의 전체적인 신뢰에 뎅그박시아가 미친 영향을 측정했다.

연구의 선임 저자인 하이디 라슨 교수는 필리핀 사람들이 필리핀 정부의 답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슨 교수는 필리핀 대중들의 뎅그박시아에 대한 입장은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실시한 세계백신신뢰도지수의 결과에 따르면, 필리핀 사람들의 신뢰도는 하락했다. 2015년 응답자의 93%는 백신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지만, 2018년에는 32%만 동의했다. 게다가 백신 사용의 안전성에 대한 믿음은 2015년 82%에서 2018년 22%로 줄어들었다.

소셜미디어의 관여와 오정보

라슨 교수에 따르면, 대중의 신뢰가 추락한 것은 홍역 같은 다른 질병으로 인한 위험이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국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며, 현재는 대중의 신뢰를 얻기에 최적의 시간은 아니라고 라슨 교수는 덧붙였다. 그리고 사노피가 발표한 성명으로 인해 필리핀의 정치적 소요는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오정보 또한 대중의 신뢰도 하락의 주원인이며 소셜미디어에서 이 같은 우려 사항이 반향되고 있어 위험에 대한 인식과 두려움이 악화되고 있다. 버튼 한 번의 조작으로 부정확한 정보가 전 세계 어디든 쉽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신뢰 회복 측정 및 신뢰도

라슨 교수는 "신뢰 구축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누구나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와 협동만이 이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핵심이며 건강과 사회에 대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긴장은 예방접종 프로그램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 신뢰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권고안은 2단계로 이뤄진다. 첫째는 필리핀 보건부의 신뢰 회복과 예방접종 캠페인이다. 그 후 세계 여러 기관들의 경험을 익히면 불확실성 시대에 위기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다른 백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팽배하고 있다. 정부와 보건기관은 의료 정책 및 캠페인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 대중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할 것이다.

[메디컬리포트=허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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