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봄과 겨울보다 여름에 인지 기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셔터스톡)

계절에 따라 변하는 사람 마음처럼, 흥미롭게도 뇌 활동 역시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이전 연구들에서 면역이나 기억력, 주의력 및 기분같은 다양한 뇌 기능이 계절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도출된 바 있다. 이에 서니브룩 건강과학 센터의 앤드류 림과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고령자들의 인지 능력이 각 계절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연구했다.

이들은 연구를 위해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의 3가지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3353명의 데이터 평가를 분석했다. 응답자들에게는 신경 심리 검사가 수행됐으며, 일부 환자들은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높은 수준의 단백질과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여름에 더 높아지는 인지 기능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자들은 알츠하이머 진단 유무에 상관없이, 봄과 겨울에 비해 늦 여름과 초가을 시기에 인지 기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름이나 가을보다 겨울과 봄에 1.31~1.57의 비율로 치매 진단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인지 능력과 계절 간 관계는 불안과 수면, 우울증 및 갑상선 상태, 그리고 신체 활동같은 다른 측면에 대한 자료가 통제된 경우에도 역시 중요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에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과 유전자의 수치가 더 높았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다만 이는 개인 한 명당 1년에 한 번만 수집된 자료에 기반해 나타난 결과다.

▲겨울에 취약한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추락과 저체온증을 예방하고 자연광을 사용하며 평온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겨울에 취약한 치매 환자 돌보기

거의 모든 인간은 겨울철의 추운 기온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환자는 이 시기에 일반인들이 직시하지 못하는 또 다른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가령 차가운 온도에 대처하기가 어려워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추운 계절에 알츠하이머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의 몇 가지 정보를 소개한다.

* 추락 방지 : 겨울에는 보호자가 눈에 젖은 땅이나 혹은 거리의 눈 및 얼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매 환자는 종종 바닥에 얼음이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절대로 넘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환자들은 방황하는 경향이 높아 돌보는 동안에는 부상을 입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올때는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견인력있는 신발을 착용시키는 것이 좋다.

* 저체온증 예방 : 겨울에는 노인과 치매 환자들이 저체온증에 취약하다. 이 상태는 매우 낮은 체온과 관련이 있어 기억 및 언어 상실이나 피로감을 야기시킬 수 있다. 보호자는 이에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따뜻하고 보온성이 강한 옷을 입혀야 한다. 집안 역시 너무 온도가 낮아질 수 있다. 최소 아무리 낮아도 18도 이상은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전기 침대를 사용할 계획이라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치매 환자는 기온을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특히 더 유의해야 한다.

* 자연광 사용 : 겨울은 낮이 짧고 밤이 길다. 이는 치매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선다우닝(Sundowning)'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반응은 주로 밤에 벌이는 소동이나 불안 증상으로 자극이나 분노 등의 모두 합쳐진 상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보호자는 이들의 기분을 좋게 유지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낮 대부분의 시간은 밖에서 보내는 것이 좋다.

또한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동물을 돌보고 정원을 가꾸는 등의 간단한 신체 활동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환자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씩 걷는 활동을 하는 경우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뇌 활동을 유지하면 치매 환자들의 인지 능력 저하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밖에서 걷기에 너무 춥다면 집안에서 걸어다니도록 하거나 선반의 책을 정리하게 하는 등 지루함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집안의 다른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이 기간에는 겨울철에 가장 결핍될 수 있는 비타민 D 보충제를 식단에 추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되도록 낮에 햇빛을 쬐는 것이 밤에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좋다.

* 밤에 조명 켜놓기 : 겨울철에는 이른 아침에도 암흑으로 컴컴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치매 환자에게는 많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데, 가령 오후 6시에 취침해 한밤 중에 깰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수면 패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좋지 않다. 보호자는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방에 조명을 켜놓는 것이 좋다.

*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하기 : 겨울철에는 치매 환자들이 계절성정서장애(SAD)를 겪을 확률도 높아진다. 이는 일광이 충분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하는 우울증 유형으로, 보호자는 환자의 증상 악화를 막고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평온하고 조용하며 차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메디컬리포트=허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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