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출처=123RF)

두뇌 속 특정한 플라크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원인이 된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한편, 일부에서는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는 주제를 놓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또 최근에는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놀라운 증거가 발견됐다.

옥스포드대학의 루스 이츠자키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HSV-1)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츠자키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신경퇴행성 증상을 촉진할 수 있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와 알츠하이머 간 연관성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임상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문제가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발현의 원인이 되고 복잡한 메커니즘은 후기 발현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진행된 연구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 같은 플라크와 타우 같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특정 바이러스가 신경변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팀은 입가의 발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병원체,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 1형을 알츠하이머병의 주범으로 지적했다. 감염된 신경의 바이러스 입자가 활성화되면, 노인성 치매, 즉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츠자키 박사 연구팀은 HSV-1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항바이러스 치료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이론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인구 데이터를 찾았다. 그리고 타이완에서 이 이론을 입증할 수 있는 인구 집단을 발견했다.

타이완 인구의 99.9%는 현재 국가건강보험연구데이터베이스(National Health Insurance Research Database)에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감염 및 질병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다. 한편, 2017년과 2018년 타이완에선 노인성 치매와 관련하여 세 건의 연구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도 HSV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ZV) 같은 병원균을 발병 원인으로 조사했다.

이츠자키 박사는 이전 연구를 검토한 후 HSV에 감염된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노인성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HSV를 치료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회복하지 못한 환자들은 결국 치매에 걸리게 됐다.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HSV는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쉽게 전염될 수 있다. 그리고 HSV 1형은 그 전염성이 더욱 강하다. HSV-1은 타액으로 전염되는 반면 HSV-2는 직접적인 성 행위로만 전염된다. 이 차이로 인해 HSV-1은 입술 물집이, HSV-2는 음부 포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세계 인구 중 50세 이하 연령대의 약 37억 명이 증상 유무에 관계 없이 HSV-1에 감염된 상태다. 이들은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언제든 HSV-1 바이러스 입자를 전염시킬 수 있다.

사람이 HSV-1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는 두뇌 뉴런을 감염시키고 복제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하지 않는 경우 중추신경계까지 확산된다. 바이러스 입자에 의해 유발되는 손상은 신경 세포 기능을 파괴해 두뇌 속의 유전자와 단백질을 비정상적으로 변화시킨다.

이츠자키 박사는 추가 조사를 통해 HSV-1의 DNA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사후 두뇌 조직 플라크 내부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바이러스 DNA가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유전자, APOE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해 치매 위험성을 상당히 높였던 것이다.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출처=123RF)

치료가 가능한가?

타이완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중증의 HSV-1과 VZV 감염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입자로부터 뉴런이 감염돼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츠자키 박사는 "경미한 HSV-1 및 VZV 감염 환자 중 치매 환자 발생률을 연구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며 "그러나 경미하게 감염된 사람들은 증상을 간과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기록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이완 연구 데이터의 결과를 통해 HSV-1과 알츠하이머 간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존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데 HSV-1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

HSV-1은 HSV-2에 비해 일반적인 유형으로써 세계적인 풍토병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도 바이러스를 보균하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평생 생존할 수 있으며 특징적인 증상은 입술 물집이다. 이는 입 주변이나 구강 내부에 발생하는 개방형 궤양으로써 스스로 치유되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HSV-1에 감염된 사람은 수시로 입술 물질을 앓을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화되지만 않는다면 중증의 증상을 겪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약한 면역 체계를 가진 사람은 이 바이러스 복제를 제어할 수 없어 뇌염 및 각막염 같은 특정한 합병증에 걸릴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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