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우울증은 엄마와 아기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출처=123RF)

산후 우울증은 산모가 분만하는 동안 겪는 통증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미국마취학회(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ASA)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의 원인은 다른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후 우울증의 증상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여성 9명 중 한 명 꼴로 우울과 불안, 짜증 등과 같은 산후 우울증을 앓는다. 눈물이 많아지고 수면 또는 섭식 패턴도 바뀌게 된다. 이 같은 증상은 초보 엄마와 아기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모유수유를 하지 않거나 유대감도 약화된다.

첼시 코나보이가 보스턴 글로브에 발표한 기사에 따르면, 여성은 임신 중에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그 결과 모성에 관여하는 두뇌의 영역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두뇌 영역은 아기의 고통과 감정에 공감하고 긍정적인 자극에 대응하는 방법을 조절하며 아기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출산 후 발생하는 사회화 과정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과도 관련이 있는 영역이다.

분만통이 주범인가?

초기 연구에 따르면, 출산 시 통증은 산후 우울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전 연구의 문제점은 문제의 정확한 근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즉, 산후 우울증 발병 위험 증가 시점이 출산 전후인지 혹은 분만 중인지 밝혀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주제를 보다 정확하게 다루고 있다. 즉, 분만 후 고통과 출산통이 어떻게 다른지에 중점을 뒀다.

이번 연구의 선임 저자 지에 조우 박사는 분만통 관리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하며 보통 출산 후 발생하는 회복 통증은 간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링햄여성병원의 마취과 교수인 조우 박사는 초보 엄마들에게 출산 후 통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높은 고통 점수는 위험 수준 반영

조우 박사 연구팀은 2015년 6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를 대상으로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분만 과정 또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한 초산 4,327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 통증 점수를 출산 일주일 후 수집한 산후우울증자가진단(EPDS) 점수와 비교했다.

ASA는 산후 통증 점수가 높을수록 산후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출산 후 회복 기간 동안 통증이 심했던 여성들은 보다 많은 진통제를 요구했다. 그리고 제왕절개를 한 여성들 중 산후 우울증을 앓는 여성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 이들은 산후 통증을 관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치료제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산후 우울증 발병 위험성이 다중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요인 중에는 과체중 또는 비만, 회음부 파열, 과거 우울증 병력, 만성 통증 등이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은 여성은 아프가 척도(Apgar score)가 낮았다. 아프가 척도란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한 것으로써 출생 후 1~5분 동안의 관찰 상태를 근거로 측정한 것이다.

산후 인식 확대와 적절한 관리

조우 박사는 이부프로펜 같은 진통제가 출산 후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일부 여성들은 그보다 강한 진통제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 산후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 여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관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조우 박사는 덧붙였다.

▲출산 후 무기력증, 불안,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도움을 구해야 한다(출처=123RF)

산후 관리는 상태에 관한 인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산후 증상에 대한 표준 리스트를 바탕으로 출산 후 여성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출산 후 무기력하거나 불안함을 느끼고 아이와 유대감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은 도움을 구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여성과 아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예비 엄마들도 두뇌가 겪게 되는 변화의 이유와 그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는 것을 수치스러워해서는 안 된다. 마더우먼(MotherWoman)의 설립자 리즈 프리드만은 산후 우울증을 이야기함으로써 사회적 낙인이 붙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성들은 자신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태도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많은 여성이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증상을 확인하는 법부터 통증 관리를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출산 후 여성들은 자신의 상태를 공개해야 한다. 그 결과, 삶의 질을 보다 개선할 수 있게 된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