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일반적인 방법이다(출처=셔터스톡)

구어(口語)는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데 사용하는 가장 쉽고 실용적인 방법이다. 화자는 말투, 억양, 특정한 단어의 강세 등을 사용해 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이는 동일한 언어를 말한다는 전제 하에서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대부분 사람은 몸짓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려 할 것이다.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만 소통하기 위해 몸짓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청각 장애인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몸짓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발달된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수화'라고 한다. 수화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각적 몸짓 및 신호다. 세계적으로 130가지의 공인된 수화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미국 수화(American Sign Language, ASL)가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두뇌가 수화를 처리하는 방식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두뇌가 신호 커뮤니케이션과 발화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방식은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면 두뇌가 수화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두뇌가 구어를 처리하는 방법

프랑스 신경학자인 피레르 폴 브로카 박사는 말을 처리하고 이해하며 생성하는 두뇌 영역을 발견한 사람이다. 따라서 1861년 해당 두뇌 부위에 '브로카의 영역'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한편, 브로카 박사는 동료 과학자의 뇌수술을 집도했으며 수술 중 특정 부위에 실수를 저질렀다. 다행히 그는 언어 능력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복잡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없었으며 이후 언어 능력을 차차 회복했다. 이는 브로카의 영역 대신 기능하는 또 다른 부위가 있으며 특정한 양의 신경가소성과 관련이 있다는 의미다.

10년 후, 독일의 신경학자 칼 베르니케는 청각으로 말을 처리하는 또 다른 부위를 발견했으며 이 후 이 부위는 '베르니케의 영역'이 됐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학자들은 fMRI 같은 촬영 기술로 두뇌 부위를 수술할 수 있게 됐으며 언어가 처리되는 경로를 알 수 있게 됐다. 즉,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 사이에서 언어 관련 충격이 이동한다는 이론이 정립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 두 부위의 소통으로 문법과 단어의 소리,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 한편, 방추상회라는 부위는 단어를 분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방추상화를 통해 시에서 사용되는 은유를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두뇌의 여러 부위는 언어 처리와 관련이 있다.

▲두 박사에 의해 언어를 처리하는 두뇌 부위가 밝혀졌다(출처=셔터스톡)

두뇌가 수화를 처리하는 방법

뉴욕대학의 연구팀은 말을 하거나 수화를 하기 위해선 두뇌의 동일한 부위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수화에 필요한 신경 기능은 크게 말을 할 때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즉, 두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 연구를 통해 구어와 수화가 구조상 유사하다는 사실을 입증했지만, 연구자들은 동일한 회로가 구어와 수화 모두의 복잡한 언어적 구조에서 작용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미국 수화에서 두 단어로 구성된 구절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평가했다. 그리고 청각 장애가 있는 미국 수화 사용자와 들을 수 있는 영어 사용자, 이 두 그룹의 말의 조사했다. 방식은 두 그룹 모두에게 동일한 사진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두 그룹이 의미상 동일한 표현을 사용해 그림을 명명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자기뇌파검사를 사용해 두 그룹 피험자들의 신경 활동성을 조사했다. 자기뇌파검사란 두뇌가 만들어내는 전류에 의해 생성된 자기장에 의존하는 두뇌 매핑 기법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로 다른 조음기관, 즉 성대 또는 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유사한 두뇌 영역을 사용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조음기관을 사용하는 수화를 하는 사람과 말을 하는 사람 모두, 구절을 만드는 데 유사한 시간대에 두뇌의 동일한 부위 즉, 왼쪽 전측 측두엽과 배옆 정중 피질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중요한 중첩

수화를 보는 청각장애인과 말을 듣는 사람의 두뇌 영상을 촬영해 비교해보니 두뇌의 중앙 부위에서 중첩이 발생했다. 즉, 이 부위는 정보가 들어오는 기관, 눈이나 귀를 구분할 수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수화와 말을 처리하는 두뇌 부위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팀은 이 영역에서 동일한 언어적 계산이 발생하고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부위가 움직이는 동력은 유사할 수 있지만, 활성화 패턴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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