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의료 전문가들이 항생제를 과잉 처방하고 있다(출처=셔터스톡)

여러 의료기관에서의 항생제 과잉 처방은 심각한 문제이며 세계적으로 항미생물제 내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 처방의 50%가량은 박테리아 감염 확인도 없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수많은 의료기관 전문가들이 환자들이 감염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데도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만연한 항생제 과잉 처방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박테리아의 전파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사람의 면역체계가 박테리아를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항생제 과잉 처방으로 인해 세계적인 항생제 내성의 위기가 유발됐다.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 계통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가장 강력한 항생제를 처방해도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항균제 내성에 대한 수많은 원인 중 하나는 의료 시스템의 구성원에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 처방의 절반가량이 감염 진단과 관계없이 내려지고 있다. 약 500곳의 병원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생제 처방을 놓고 이 연구는 진행됐다.

"우리는 모든 외래환자 항생제 처방과 결과를 조사했으며, 증상과 관계없이 처방한 항생제 오용으로 커다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상당수 의사들은 항생제 처방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거나 그마저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이번 연구의 선임 저자인 제프리 린더 박사는 말했다.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파괴할 수 있어 면역체계가 박테리아를 쉽게 제거하게 만든다(출처=셔터스톡)

외래환자 처방, 진단서 문제

연구팀은 514곳의 병원에서 처방된 50만9,534건의 항생제 처방 기록을 분석했다. 이 처방은 2015년 11월부터 2017년 10월 사이, 2,413명의 의료 전문가들이 27만9,168명의 환자들에게 발행한 것이다. 이 항생제를 처방한 의료 전문가들에는 일반 의사와 병원 소속 내과의사, 간호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처방의 46%가량이 박테리아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다. 그 중 29%는 감염과 관련이 없는 고혈압 관련 질병이었으며, 17%는 감염 유무와 관계없이 어떤 진단 내용도 적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분석했던 처방전의 일부가 적절한 사유 없이 대충 작성한 진단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가정했다. 그렇지 않은 나머지 항생제 처방은 기침이나 축농증 같이 바이러스 유발로 인한 감염 질환에 처방됐다고 판단했다.

처방전 발행 방법 중 약 20%는 병원 방문 없이 발급했으며, 10%는 전화 통화로, 9%는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을 통해 발급한 것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EHR 시스템을 통한 처방 중 4%는 환자의 증상을 살피지도 않고 발행한 것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항생제를 처방 받은 사람 중에는 여드름 치료제를 처방 받았어야 할 십 대 청소년과 재발성 요로감염증 여성도 있었다.

"항생제가 기침과 축농증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항생제 없이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린더 박사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항생제 과잉 처방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일반 감기, 인플루엔자, 비특정 증상 등 바이러스 관련 증상이 아닌 이유로 항생제를 처방 받고 있다고 간주했다. 즉, 증상이 회복되지도 않으면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항미생물제 내성에 대하여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은 공중보건 안전성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다. 해마다 미국에서만 200만 명가량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가 유발하는 질병에 감염되며, 그 중 2만3,000명가량이 감염으로 사망하고 있다.

전염병 연구 및 정책 센터(Center for Infectious Disease Research and Policy)에 따르면,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으로 인해 병원과 응급실에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의과대학 재학 중 필수적으로 과잉 처방의 수를 줄이는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현재 항생제 과잉 처방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그로 인한 건강상 피해를 입고 있고 이는 비단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상황이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