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페놀 A와 S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출처=123RF)

식품이나 음료 포장재와 같은 여러 가지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규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화학물질을 대신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대체물 또한 동일한 건강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워싱턴주립대학 연구팀이 수많은 상품에서 비스페놀A(BPA) 대신 사용하고 있는 비스페놀S(BPS) 또한 내분비를 교란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스페놀 S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에폭시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출처=123RF)

비스페놀A처럼 내분비 문제를 일으키는 비스페놀S

비스페놀A는 에폭시 수지와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두 가지 모두 다양한 공산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요한 성분이다. 에폭시 레진은 병 뚜껑이나 캔과 같은 코팅된 금속 상품용 라커 생산에 사용되는 반면,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은 유아용 젖병과 의료 기기 등과 같은 플라스틱 소재 물건 생산에 사용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광범위한 BPA 노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2003-2004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소변 샘플 2,517개 중 93%에서 측정 가능한 수준의 BPA가 검출됐다. 성인들은 이 화학물질에 무해한 것처럼 보이지만, 동물실험 결과 영아와 어린이는 BPA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비스페놀S라고 하는 비스페놀A의 대체물도 BPA와 비슷한 부작용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BPS는 BPA와 유사한 화학 구조를 하고 있는 비스페놀이다.

연구팀은 "미디어에서는 저용량 비스페놀A가 사람의 건강과 생식기능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명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증가하고 있다. 일반 제조업체들은 구조적으로 유사한 비스페놀S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비스페놀에 관한 정확한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생식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팀은 20년 전 실험쥐의 케이지와 누출된 화학물질을 세척하는 세제로 사용하면서 BPA 결과를 분석 및 검토한 적이 있다. 당시 조사 결과, 암컷 생쥐 난자 세포의 염색체에 문제가 발생해 염색체 비정상 배아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년 후, 연구팀은 동일한 실험을 다시 반복했다. 하지만 이 실험에서 환경적 오염 원인을 감지하고 연구를 중단해야 했다. 그들은 실험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조사한 결과 오염의 주범이 BPS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험쥐에 사용하고 있는 폴리설폰 소재의 케이지가 손상을 입으면 BPS 오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결국은 BPS 소재의 케이지와 물병을 모두 교체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후, 비스페놀 대체물 네 가지에 대한 연구를 재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PS에 영향을 받은 실험쥐의 난자 및 정자 세포의 생식력은 BPA에 영향을 받은 실험쥐의 난자 및 정자 세포 상태와 유사했다. 연구팀은 BPS 노출 기간 및 범위를 추적했다. 그리고 이 화학물질에의 노출이 최대 3세대 동안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스페놀은 인간의 삶을 오염시키는 내분비계 교란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인간 건강에 대한 비스페놀의 부작용

메이요클리닉의 브렘트 바우어 박사는 영아와 어린이의 BPA 노출로 인해 뇌와 행동, 갑상선에 부작용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동물모델의 갓 태어난 새끼를 대상으로 이 화학물질의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최소량의 BPA에의 노출만으로 발달 문제가 유도됐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동일한 결과가 사람의 영아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BPS의 노출은 내분비계 교란 또는 호르몬 문제의 원인이 됐다. 사람의 갑상선은 신체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하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갑상선 기능이 중단되면, 생성되는 호르몬 양에 영향을 미치고 건강상 문제를 촉발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생식 호르몬 교란은 불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비스페놀에 노출되는 방법 중 하나는 흡입이다. (출처=123RF)

사람들은 어떻게 비스페놀에 노출되는가?

수많은 공산품은 비스페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매일 이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비스페놀은 부지불식간에 섭취 및 흡입, 피부 흡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위생용품에는 비스페놀이 함유돼 사용하는 순간 이 화학물질이 피부로 스며들 수 있다.

영아와 어린이의 경우, 모유 수유 및 젖병을 통해 비스페놀에 잠재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비스페놀에 노출된 어머니는 모유에 상당량의 비스페놀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BPA 및 BPS로 만들어진 젖병도 마찬가지다.

비스페놀 노출을 줄일 수 있는가?

BPA와 다른 비스페놀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상품을 선택하거나 소독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

1. 'BPA 미함유'라는 라벨이 붙은 상품이나 재활용 코드 3 또는 7이 붙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재활용 코드 3 또는 7는 BPA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2. 통조림 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 대부분의 통조림에는 BPA가 함유된 수지가 들어있다.

3. 음식을 보관할 때에는 유리나 자기,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만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4.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 용기는 가열해서는 안 된다. 이런 플라스틱이 가열되면 용기에 든 음식물이 오염될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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