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생식술로 태어난 아이들은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다(출처=게티이미지)

보조생식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ies, ART)을 통해 임신한 아이가 이른 나이에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스위스의 베른대학과 로잔의과대학, 칠레의 타라파카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조생식술 방법으로 태어난 건강한 청소년에게서 조기 혈관 노화 증상이 나타났다.

보조생식술, 고혈압 유도하다

▲미국에서만 16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시험관아기 방법으로 태어나고 있다(출처=게티이미지)

미국에서만 매해 태어나는 신생아의 약 1.7%가량이 시험관 아기 및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같은 보조생식술로 임신이 된다.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약 600만 명이 해당 기술로 태어나고 있다. 보조생식술의 임신 가능성은 100%가 아니지만, 이 방법은 난임인 부모의 꿈을 실현시켜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기술로 임신이 된 경우 아이들이 이른 나이에 고혈압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보조생식술로 임신한 실험쥐 모델에서 조기 혈관 노화가 시작되고 결국 동맥성 고혈압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 모델에서 이런 결과를 확인한 연구팀은 사람에게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연구팀은 보조생식술로 태어났으며 명백하게 건강해 보이는 청소년 54명을 모집했다. 그리고 보행 혈압과 플라크 축적, 혈관 기능, 동맥 강직성 등을 측정했다. 피험자들의 체중과 체질량지수(BMI), 흡연 상태, 심혈관 질환 및 피험자 어머니의 임신나이와 BMI 등도 조사했다. 그리고 피험자들의 나이 및 성별과 일치하는 43명의 대조군도 구성했다. 이 대조군에 속한 피험자들은 자연 임신으로 태어났다.

연구팀은 세부사항을 비교한 후,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수축 및 확장 혈압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행 혈압의 경우, 실험군은 수축 시 119.8±9.1mmHg, 확장 시 71.4±6.1mmHg 수치가 나왔다. 반면, 대조군은 수축 시 115.7±7.0mmHg, 확장 시 69.1±4.2mmHg 수치가 기록됐다. 게다가 실험군 피험자 중 8명은 130/80mmHg이라는 수치로 동맥성 고혈압이 감지된 반면, 대조군에서는 한 명에게서만 동맥성 고혈압 증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진행하기 전 5년간 피험자를 관찰했다. 당시, 두 집단 간의 동맥 혈압은 차이가 없었다.

▲일부 피험자들은 혈압이 180/80BP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출처=게티이미지)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피험자들을 쌍둥이가 아닌 단독 출생자로만 제한을 뒀으며 한 곳의 출산 센터를 통해 피험자를 모집했다고 명시했다. 그리고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저체중 출생과 자간전증 같은 여러 위험 요인들을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보조생식술로 태어난 사람들의 고혈압을 조기에 감지하고 치료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예방조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보조생식술을 통한 출생자들의 생활 방식을 변경해 사전에 고혈압 발생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래리 A. 와인라우치 박사는 설명했다.

시험관아기 및 세포질내 정자주입술

이 두 가지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 보조생식술 기법이다. 시험관아기(IVF)의 경우, 임상의들은 예비 엄마의 난자 세포를 채취한 후 실험실에서 정자 세포와 수정을 시킨다. 이 방법은 불임이나 유전적 이상과 같은 건강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사용된다. 실험실에서는 난소에서 채취한 난자 세포를 배우자 또는 기증자가 제공한 정자 세포와 수정시킨다. 하나 또는 두 개의 난자가 수정되면, 다시 모체의 자궁에 착상시킨다. 시험관아기의 평균 성공률은 20% 정도로 35세 이하의 여성인 경우 성공률이 높다.

한편, 세포질내 정자주입술(ICSI)는 남성에게서 채취한 정자 세포를 바로 난자 세포에 조사하는 방법이다. 정자수가 적거나 정자의 건강 상태가 나쁘거나 정자 세포가 난자 세포에 침투하기 어려워 임신이 힘든 경우 사용되는 방법이다.

앞으로 보조생식술 시술을 원하는 예비 부모들은 비용과 선천적 결손증이라는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0% 성공 확률을 보장하지 못하지만 예비 부모들은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성공할 때까지 여러 번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위험 요인을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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