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러의과대학 연구팀이 망막 유전자 연구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다(출처=셔터스톡)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 망막의 신경 네트워크와 관련해 이전에는 미처 밝혀내지 못했던 십여 개 이상의 미확인 유전자를 밝혀냈다. '인사이트(INSiGHT)'라는 이름의 이 플랫폼은 망막 기능과 관련된 유전적 요인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체계다.

베일러의과대학의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으로 연구팀은 이전에는 확인할 수 없었던 15개의 망막 유전자를 플랫폼에 노출했으며, 그 결과는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됐다.

확인된 새로운 망막 유전자

▲망막은 눈 뒤쪽에 위치한 신경으로 두뇌에 신호를 전달한다(출처=셔터스톡)

눈의 망막은 소형 두뇌처럼 시력을 제공하는 자체적인 신경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안연구소(National Eye Institute)에 따르면, 망막은 빛에 민감하고 시신경을 통해 시각 신호를 두뇌에 전달하는 조직층이다. 망막이 손상되는 경우, 시력 문제가 발생하거나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망막 손상은 선천성 백내장이나 선천성 녹내장 같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완전한 시력 상실을 앓고 있는 신생아의 60%가량이 이 같은 이유로 고통받고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지속해서 새로운 유전자를 찾던 중 베일러의과대학 연구팀이 망막 기능을 조절하는 16개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사이트' 검사 체계를 사용해 유전자 집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16개 유전자 중 15개는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며, 그중 9개는 질병과 관련이 있었다.

"신경의 수명과 특성, 연결성 등을 주관하는 분자 경로를 이해할 수 없다면, 시력 손상을 예방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2억5,300만 명의 사람들이 시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고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멜라니 사무엘 박사는 말했다.

새로운 검사 플랫폼으로 밝혀낸 유전자는 다양한 측면에서 망막 구조와 관련이 있으며, 신경 및 시냅스, 혈관의 중요한 기능과 상관관계가 있고, 망막 회로와 연관이 있었다. 즉, 유전자 모두 망막 기능과 망막 질병 진행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망막을 연구하고 있다. 첫째, 사람은 시각 지향적이다. 사실, 우리 두뇌의 대부분은 시각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할애되고 있다. 둘째, 망막은 두뇌와 관련된 신경계 일부이기 때문에 연구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사무엘 박사는 덧붙였다.

새로운 '인사이트' 플랫폼이란?

▲사람의 두뇌는 시력에 의존한다(출처=셔터스톡)

사람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데 시각 정보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생리학적으로, 중추신경계는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눈은 망막으로 들어온 정보를 받기만 할 뿐이다. 이 같은 이유로 안질환은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장애의 하나이며 최소 2억5,300만 명이 안질환을 앓고 있다.

안과 전문의들이 질환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진단 도구들은 그 수가 한정되어 있다. 이 진단 도구에는 각막 형태검사법, 플루오레세인 혈관 촬영술, 세극등 검사 등이 있다. 크리스퍼(CRISPR)와 돌연변이 생성 같은 기술이 발달했지만, 망막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를 통해 개발한 '인사이트'로 안과 연구의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은 망막 기능 및 구조의 가능성이 있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유전자 발현이 망막에 비정상이나 분열, 결실을 유발하는 경우 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사이트'에 적용할 유전자를 선별하기 위해 무료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마우스 게놈 인포머틱스(Mouse Genome Informatics)와 유니프롯(UniProt)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고 실험쥐에서 조직 샘플을 채취했다. 그 후 망막 특징에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채취한 샘플을 플랫폼에 적용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6개의 망막 유전자가 확인됐다. 이 유전자들은 조절 유전자만큼이나 특이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중 15개는 신경 발달, 혈관 패턴 등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또한, 그중 9가지는 특정 신경성 질병과 관련이 있었고 Slc44a는 질병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 중 하나다.

Slc44a는 중요한 신체 기능에 필요한 여러 화합물을 합성하는 필수영양소인 콜린의 수송책임이 있는 유전자다. 그리고 신경 신호 전달을 개선하는 교질 세포 주위의 덮개인 미엘린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플랫폼 개발 성공으로 더욱 많은 유전자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두뇌와 망막 기능에서 새로 확인된 기능을 연구해 신경계를 조절하는 유전자 지도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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