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하면 떠오르는 중독 이미지가 미국에서 조만간 사라질 듯 하다(출처=위키미디아커먼스)

대마초 합법화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31개 주가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가운데, 워싱턴DC와 9개 주는 21세 이상 성인에 한해 기호용 대마초까지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한 미국에서는 대마초하면 떠오르는 '중독' 이미지가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미국인 10명 중 6명이 합법화 찬성

지난 9월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인 1,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62%가 대마초 합법화에 찬성했다. 합법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난해 37%에서 3%p 감소한 34%를 기록했다.

세대별로 보면 베이붐세대(1946-65년 출생자)가 54%, X세대(1960~75년)가 63%, 밀레이얼세대(1980~2000)는 74%가 합법화에 찬성했다. 전통적으로 대마초에 거부감이 강한 침묵세대(1920~1940)도 합법화 반대 여론은 39%로 떨어졌다.

정치권에도 비슷한 변화 양상이 감지된다.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반응이 '뜨뜬미지근'했던 공화당의 대마초 합법화 찬반 여론이 찬성 45%, 반대 51%를 기록했다. 찬성 여론이 2015년 39%에 비해 6%p 늘어났다.

미국 마리화나 합법화 지지단체 NORML의 폴 아르멘타노 부회장은 "미국에서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대마초를 바라보는 여론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법과 마리화나를 저울질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출처=셔터스톡)

중간선거 기점으로 합법화 주 늘어날 듯

전문가들은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대마초 합법화 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시간 주와 노스다코타 주는 기호용 대마초, 미주리 주와 유타 주는 의료용 대마초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중간선거는 상원과 하원은 물론 지방 공무원까지 모두 선출한다. 여론이 여론인만큼 개인 의지와는 별도로 인기영합적 정치가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11월 중간선거에 맞춰 표결에 부쳐질 대마초 관련 개선안은 35개에 이른다.

사법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이달 초, 미국 코네티컷 법원은 대마초 흡연을 이유로 해고된 한 직원을 보호하는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멘체스터 출신 카텔린 노프싱어는 2016년 한 의료센터에 레크리에이션 요법 책임자로 스카웃됐지만, 약물 테스트 결과 대마초 양성 반응을 보여 해고됐다. 노프싱어는 즉각 코네티컷 법원에 소송을 제기, 2012년 자동차 사고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로 의료용 대마초를 피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결국 노프싱어의 손을 들었다.

폴 아르멘타노 부회장은 "코넷티컷 법원의 판결은 문화적으로나 법적으로 미국에서 대마초의 지위가 격상되었음을 보여준다"며 "법에 따라 책임감을 갖고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들을 억울하게 차별하는 일을 막는 데 초석이 될 만한 중요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메디컬리포트=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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