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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도자도 어쩔 수 없는 졸음...'기면증'은 왜 생길까
2018-10-02 11:28:45
고진아
▲기면증은 부적절한 시간에 갑자기 잠이 드는, 드물게 나타나는 장기간의 뇌 질환으로 정의된다(출처=fizkes)

잠 자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너무나 바쁜 스케줄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수면은 가장 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면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여기 수면을 자신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한 영국인 벨 허트다.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그는 하루에 무려 8~9회나 잠에 든다고 한다. 물론 그가 원해서가 아니라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허트가 겪고 있는 이 증상은 바로 기면증이다. 충분히 잠을 잤어도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증상인 기면증에 대해 알아보자.

기면증(narcolepsy)

리디아 호켄 박사에 따르면 기면증은 부적절한 시간에 갑자기 잠이 드는, 드물게 나타나는 장기간의 뇌 질환으로 정의될 수 있다. 초기에는 수면 장애로 분류됐지만, 면역계가 뇌의 특정 세포를 파괴한다는 원인이 규명되면서 나중에는 면역 질환으로 유형이 바뀌었다.

호켄 박사는 또한, 이 신경계 질환이 뇌의 수면-각성 주기의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단지 눈을 뜨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뇌가 수면을 취해야할 적절한 시간이 언제인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여성과 수면 가이드'의 공동 저자인 캐서린 샤키 박사는 기면증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오렉신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세포가 파괴되면서 수면 조절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2000명 당 1명꼴로 기면증이 나타난다. 그 가운데 50%는 제대로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호켄 박사는 영국의 경우 약 3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기면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면증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오렉신으로 인해 발생한다.

증상 및 유발 요인

전문가들은 기면증이 하루 동안 발생하는 만성적인 졸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신경학자이자 수면 장애 전문가인 토드 J. 스윅 박사는 또한, 기면증은 낮에 발생하는 졸음과는 별도로 생생한 환각, 수면 마비, 야간 수면 장애, 그리고 탈력 발작 등의 증상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이들은 거의 동시에 나타나지는 않으며, 기면증을 앓는 사람들의 약 20%만이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탈력 발작은 전문가들도 관심을 갖는 증상이다. 스윅 박사는 이 발작 증상이 힘이 없거나 턱이 느슨해지는 것처럼 간단하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마치 온 몸이 붕괴되는 것처럼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 전문가인 조셉 크라이닌 박사는 탈력 발작이 깨어있는 동안 신체가 렘수면 상태로 들어갈때 발생한다며, 렘수면이 각성 상태로 새어 들어가는 것 같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허트는 17세에 이 기면증을 진단받았다. 15세에 판드레믹스라는 백신을 접종받은 후 기면증이 나타났는데, 실제로 영국 공중 보건국은 백신으로 인해 이 장애가 유발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약 5만 5000명의 아동 가운데 1명 꼴로 나타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수면각성장애 센터의 마이클 J. 트로피 박사는 이미 이 장애에 대한 유전자를 가진 환자의 감염도 기면증의 원인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개인의 감정이 수면 공격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농담을 듣고 웃거나 혹은 교통 체증으로 짜증이 나는 등의 어떠한 감정도 수면 공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트 역시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할때 공황 반응이 나타나거나 수면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생리 중이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고 말했다.

가능한 치료 방안

아직까지 기면증에 대한 완벽한 치료법은 없다. 다만 약물을 처방받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보통 모다피닐이나 덱스암페타민, 메틸페니데이트 같은 신경계의 각성제들이 처방되는데 단기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항우울제의 경우 낮에 발생하는 졸음을 해결하는데 유용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대한 장애를 치료할 수 있도록 실생활에서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깨어나야 할 시간을 파악하거나, 장애가 있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허트의 경우 운동이 이러한 역할을 했다. 현재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어 운동은 더 많은 시간을 깨어있도록 해주고 하루를 잘 버티는 에너지를 주는 역할을 한다. 그는 기면증을 진단받았더라도, 자신처럼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로서는 지원 시스템이 가장 큰 해결책이 된다. 여기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및 동료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허트의 경우 자신의 엄마가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허트의 증상을 단지 술에 취한 것으로 바라봤다는 것. 결국, 기면증을 잘 이해하고 기면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적절한 업무 시간과 활동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최상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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