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비디올은 대마초의 주성분이다(출처=셔터스톡)

카나비디올(CBD)은 향정신성 영향을 유발하는 대마초의 주성분이다. 흔히 대마초는 사용자를 '취한'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 이 카나비디올 성분이 정신병 증상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킹스칼리지런던의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발표됐다.

정신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대마초의 용량

미국정신건강가족연맹협회(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에 따르면, 정신병은 인지와 사고 능력을 망가뜨리는 증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거나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신질환자들은 혼란과 공포를 느끼기 마련이다.

▲정신병은 타인과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을 왜곡하는 정신 질환이다. (출처=셔터스톡)

킹스칼리지런던의 연구팀은 대마초의 주성분인 카나비디올의 화학성분을 연구해 이 물질이 두뇌에서 작용해 정신병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먼저 정신병 발병 위험이 높은 33명을 모집했다. 이 환자들은 아직 정신병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불안정한 정신질환 증세를 호소해왔다. 그리고 대조를 위해 건강한 사람 19명을 추가로 선별했다. 그리고 이중 맹검, 무작위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33명의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에는 카나비디올을 처방했고 또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처방했다. 그리고 두 시험군의 피험자들에게 각각 600mg 용량의 카나비디올을 1회 경구 처방했다. 반면, 건강한 사람들로 구성된 대조군에는 어떠한 종류의 치료제도 처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약물 처방 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법(fMRI) 하에서 기억 작업을 수행하게 했다. 피험자들이 수행한 기억 작업은 정신병과 관련된 두뇌 영역 세 부위의 반응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fMR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환자는 건강한 사람으로 구성된 대조군보다 정신병 위험이 높은 두뇌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카나비디올 600mg을 투여한 환자는 위약을 처방 받은 환자보다 비정상적인 두뇌 활동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카나비디올이 두뇌 활동을 정상 범위로 재조정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신질환 환자들이 받는 현재 치료법은 1950년대에 최초로 개발된 것이며, 불행하게도 모든 사람에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로 기존의 항정신병약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신약의 매커니즘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사그닉 바타차라야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정신병과 관련된 두뇌 부위에서의 카나비디올의 영향이 피험자들에게서 발현된 치료적인 영향의 원인이라고 간주했다.

연구팀은 이번의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카나비디올을 사용해 정신병 위험이 높은 청소년층을 치료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대규모 다기관 임상시험을 준비 중에 있다.

카나비디올 vs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카나비디올과 THC는 식물 계통에 따라 함유량이 다르다(출처=셔터스톡)

카나비디올(CBD)과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모두 대마초의 주성분이지만 식물의 계통에 따라 농도가 다르다. 할리퀸이나 링고스기프트 같은 대중적인 대마초는 카나비디올의 농도가 높은 반면, GSC나 코셔쿠쉬 같은 계통은 THC의 농도가 높다.

비록 두 성분의 화학 구조가 유사하지만, 동일한 향정신성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

THC는 두뇌의 카나비노이드 1 수용체와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어 쾌감을 유도한다. 반면, CBD는 카나비노이드 1 수용체와의 결합력이 약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취하지 않는다.

게다가, CBD는 두뇌 속에서 THC의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 즉, CBD는 두뇌 수용체에 대한 THC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방해하여 사용자의 쾌감을 억제한다.

대마초의 일반적인 영향

의료용으로 합법화된 대마초는 순수한 형태의 카나비디올이다. 이 같은 형태는 어린이 간질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대마초는 인체에 다음과 같은 수많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1 약물 의존: 만성 사용자들은 대마초의 주성분으로 인해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2 두뇌 문제: 대마초의 주성분은 두뇌 수용체와 직접적으로 결합되어 장기 사용 시 집중력과 학습 능력, 기억력, 반응 등에 영향을 미친다.

3 장기 손상: 합성 대마초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마초를 흡연할 경우 발생하는 해로운 화학물질은 심혈관과 호흡계에 중독 작용을 유발한다.

4 중독: 대마초는 흡연 이상의 위험이 있다. 대마초를 흡연할 경우 주요 장기가 중독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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