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를 조리하지 않은 채 먹게 되면 쥐 폐선충에 걸릴 수 있다(출처=123RF)

광동 주혈선충(쥐 폐선충)은 주로 쥐의 폐동맥에 기생해 전염되는 기생충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한 여성과 그의 아들이 살아있는 지네를 먹고 광동 주혈선충증에 감염됐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두 사람은 병원에 입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환자들이 조리하지 않은 지네를 먹었으며, 이 곤충이 특정한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열대의학 및 위생저널에 발표됐다.

지네에서 발견된 쥐 폐선충

설치류는 배설물로 기생충을 전염시키는 반면 달팽이와 민달팽이, 개구리 같은 동물이 기생충의 유충을 먹게 되면 중간 숙주가 된다. 유충이 성장하면 이 같은 작은 동물들은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사람은 쥐 폐선충의 우발적인 숙주가 되고, 조리되지 않은 달팽이나 기타 매개물을 먹거나 오염된 물을 마셔 감염될 수 있다. 과일과 채소도 쥐 폐선충 유충에 오염될 수 있다.

중국의 한 어머니(78)와 아들(46)이 인지기능 장애와 두통 등 증상으로 20일간 입원했다. 신경학적 증상으로 수막염이 의심된 의사들은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실험실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감염을 배제하게 되자, 전문가들은 쥐 폐선충 테스트를 진행했고 양성 결과가 나왔다.

환자들은 현지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살아있는 지네를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네를 먹으면 겨울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먹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링글리 루 주치의는 "우리는 사람이 살아있는 지네를 먹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이 두 환자는 살아있는 지네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먹어 해당 질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생충의 일반적인 숙주는 달팽이와 민달팽이이기 때문에, 연구진은 지네에 기생충이 있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환자들이 지네를 구입했다는 현지 시장에 가서 지네 20마리를 구입했다. 여러 번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최소 일곱 마리 지네가 병원균인 유충의 양성 반응을 보였다.

두 환자는 구충약과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후 기생충 감염에서 회복됐다.

중국에서 지네를 먹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쥐 폐선충을 없애기 위해 일반적으로 건조시키거나 가루로 만들고, 알코올에 재워둔다.

광동 주혈선충증이란 무엇인가?

쥐 폐선충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섬에서 발견된다. 쥐 폐선충의 사촌격인 코스타리카 주혈선충도 사람에게 감염증, 특히 복부 주혈선충증 또는 급성 장염을 유발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30여개 국에서 약 2,800건 주혈선충증이 보고됐다.

쥐 폐선충의 잠복기는 1~3주 정도지만, 최대 6주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박테리아성 수막염과 비슷하며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를 유발한다.

임상의들은 보통 신경학적 질환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에 대처하는 세포, 다형핵 백혈구를 검사하기 위해 체액 샘플을 채취한다. 그러나 산소성백혈구를 확인하기도 한다. 산호성백혈구는 기생충 감염과 알레르기, 암에 반응하는 백혈구다. 그리고 임상의들은 질병을 확인하기 위해 쥐 폐선충 테스트를 실시할 수도 있다.

쥐 폐선충의 합병증

기생충은 사람의 체내에서 번식할 수 없다. 이는 증상이 완화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악화되는 경우, 호흡계 질환 및 근위축증, 불완전사지마비 같은 중증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0년, 샘 발라드(19)라는 이름의 럭비 선수가 정원에 있던 민달팽이를 먹고 쥐 폐선충에 걸렸다. 그는 산호성 수막염에 걸려 420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후에는 24시간 간병을 필요로 하는 사지마비 환자가 됐다.

광동 주혈선충증에는 특정한 치료가 없다. 진통제와 스테로이드제가 결합된 알벤다졸과 티아벤다졸 같은 구충제로 체내의 기생충의 수를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달팽이나 민달팽이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조리되지 않은 음식 섭취를 삼가는 것이다.

▲쥐 폐선충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달팽이 또는 민달팽이에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출처=픽사베이)

[메디컬리포트=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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