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부부(출처=셔터스톡)

당신이 중년의 나이일 때, 20대 만큼 건강하고 몸매도 좋아 오래 산다고 상상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독일 마인츠의 요하네스구텐베르크대학의 분자생물학연구소(IMB) 연구팀은 최근 벌레에서 도출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보면, IMB의 과학자들은 어린 벌레에서 세포 물질의 분해와 그로 인해 발생한 에너지 재활용이 가능한 자가소모 과정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이 건강과 체력을 증진하면서 노화도 함께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이든 벌레에서는 이런 자가소모 과정은 없었지만 신경세포 건강과 그 이후의 전신 적합성이 향상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노화 과정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증명하는 최초의 명확한 증거를 제시, 파킨슨, 알츠하이머 및 헌팅턴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 유용하게 되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종은 노화를 피할 수 없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특정 환경 내에서 살아남은 최적화된 개체들만이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넘길 수 있는데 이는 자연 선택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설명했다. 생물 특성이 번식에 효율적일수록 특이한 점의 선택이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이 가설에 근거하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개체 유전자는 연속해서 전해 내려올 수 있다. 이런 진화의 관점에서 노화는 종료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문제는 1,800년대에 계속 논란이 되었다. 1953년 조지 C. 윌리엄스(George C. Williams)는 길항적 다형질발현 이론에 합리적인 설명을 제시했는데, 그는 자연 선택설이 번식을 촉진하는 유전자 존재를 뒷받침하지만 장수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무시하고 있다고 제안했다. 이 현상은 특히 복제 후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즉, 유전자 변이가 더 많은 자손번식을 초래하지만 수명을 단축한다면, 자연 선택설은 짧은 기간 내에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많은 자손이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건강유지와 노화를 일으키는 돌연변이는 활발히 선택되었고, 노화 과정은 우리의 DNA에 고정되게 된 것이다. 이런 대립적 다형질발현 이론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었고 현실에서 입증되어 왔지만, 유전자들의 증거가 부족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조나단 번(Jonathan Byrne)은 "다형질발현 이론은 모든 것을 멋지게 설명했다. 그러나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례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번 연구원은 이전 연구에서 발달만큼 노화를 촉진하는 몇 가지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설명했으며, IMB에서 발견된 30개의 유전자들은 늙은 벌레의 노화를 독점적으로 촉진하는 최초의 유전자 중 일부를 대표하고 있다. 그는 이미 노화된 동물에게서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워 다형질발현 유전자는 오래 숨겨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선충에서 이들 유전자의 부분집합의 활동을 설명했고 이 유전자가 노화 과정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살폈다. 해당 논문의 또 다른 연구원인 토마스 빌헬름(Thomas Wilhelm)은 자가포식 조절 외에도 노화 과정을 촉진하는 일련의 유전자를 발견했고, 그 유전자들은 노화를 가속했다.

자가포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학자들은 늙은 벌레에서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과정이 시작될 때 특정 유전자를 차단할 수 있었는데, 늙은 벌레들을 더 오래 살게 했다. 연구 결과는 고전적인 길항적 다형질발현으로 자가포식은 어린 벌레에서 올바르게 작용하고 성숙기에 필수적이지만 번식 이후엔 제대로 작용하지 않고 노화를 가져온다.

"이번 실험을 통해 우리는 가장 기본적인 세포 과정 중 하나에 대한 지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의 책임자인 홀거 리치리(Holger Richly) 박사는 말했다. 자가소모 현상은 간신히 작용할 때에도 항상 유익하다고 여겨지지만 연구원들은 이로 인해 세포가 분열될 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리치리 박사와 연구팀은 특정 신경 구조에 시그널을 보내는 수명 연장의 원천을 밝혀냈다. 오래된 선형의 뉴론에서 자가소모를 차단함으로써, 수명 연장과 더불어 건강이 몰라보게 향상되었음을 관찰했다. 토마스 빌헬름 박사에 따르면, 연구팀은 단 하나의 조직세포에서 자가소모 작용을 비활성화했고, 이는 근육과 신체의 나머지 부분뿐만 아니라 신경의 건강도 증가시켰다고 했다. 결국, 선충의 수명은 50% 증가했다. 비록 과학자들이 뉴런의 건강을 되살리는 메커니즘을 아직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연구 결과로 인해 신경 퇴행성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를 찾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리포트=오승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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