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의 유전 질환을 치료하는 핵심으로 염기 편집이 제시되고 있다(출처=123RF)

중국 중산대학이 염기 편집 즉 '화학적 수술'이라고 알려진 기술을 사용해 30억 개의 유전 암호 중 오류를 수정했다. 연구팀은 베타 지중해빈혈을 이끌어내기 위해 실험실에서 만든 배아를 변형했다. 베타 지중해빈혈은 유전성 혈액 질환으로 신생아 10만 명 당 한 명 꼴로 발병한다.

베타 지중해빈혈과 염기 편집

베타 지중해빈혈은 단일 염기에서 단일 오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질병을 '점 돌연변이'라고 부른다. 유전성 질병의 3분의2가량이 단일 염기 오류로 인해 발병한다.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의 권위자인 연구팀은 머지않은 미래에 염기 편집을 사용해 다양한 유전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염기 편집은 DNA의 기본적인 구성요소인 아데닌, 시토신, 구아닌, 티민, 이렇게 네 가지 염기를 수정하는 것이다. 각 염기의 첫 번째 글자를 따서 A, C, G, T로 표현한다. 이 4가지 염기에는 인체를 생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지침이 들어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지만, 그 조합은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연구팀은 염기 편집 시 DNA에 오류가 있는지 스캔하고,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G를 A로 전환했다.

연구팀 중 한 명인 황 준지우 박사는 "염기 편집자 시스템을 사용해 인간의 배아가 가지고 있는 유전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로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태아가 베타 지중해빈혈 외에도 여러 유전성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전자 편집과 염기 편집

크리스퍼는 원하지 않는 DNA를 끌어내기 위해 효소(캐스9 뉴클레이즈, 핵산가수분해효소)를 활용하며, 표적 위치에서 유전체 DNA의 변화를 개시해 이중 가닥 슬라이스에 대한 세포의 반응에 의존한다. 그러나 염기 편집은 이와는 다르다.

염기 편집 기술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리우 박사는 "염기 편집은 표적 DNA를 이중 가닥 슬라이스를 하지 않는다. 대신, 염기 편집자는 하나의 염기쌍을 다른 염기쌍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표적 DNA 염기에 직접적인 화학 수술을 한다. 염기 편집자는 표적 DNA 염기 원자의 재배열에 촉매작용을 하기 때문에, 직접 화학 수술은 적절한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리우 박사는 베타 지중해빈혈 환자 세포의 베타 지중해빈혈 유전자 촉진자에서 병원성 베타 지중해빈혈 돌연변이를 직접 수정하는 염기 편집의 기술을 입증하면서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비록 이전에 염기 편집의 효과를 제시한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었지만, 리우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인간 배아의 병원성 돌연변이를 수정하는 염기 편집 방법을 사용한 최초의 연구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버드의과대학 유전학자 세스 쉽만 박사는 염기 편집이 크리스퍼 캐스9과 경쟁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보다 염기 편집은 다양한 속성을 장착한 수정 버전이라는 것이다. 쉽만 박사는 "염기 편집을 사용해 특정한 염기 변환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제 유일한 문제는 질병을 고칠 수 있는 환자를 찾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염기 편집의 가능성

쉽만 박사는 염기 편집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결함 있는 세포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연변이를 수정하기 위해 생식세포 계열의 수정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염기 편집의 최종 실험은 핵이식 배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타 지중해빈혈의 경우 줄기세포를 편집할 수 있다면, 현재 베타 지중해빈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켄트대학 유전학자 다렌 그리핀 박사는 염기 편집 기술에 관해 "여러 해 동안 배아의 직접 유전자 편집 기술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지금 그 미래가 현재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핀 박사는 배아의 유전자 조작에 관한 윤리적 탐구와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염기 편집이 임상 실험 단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아가 비정상적이라고 진단을 받게 되면 염기 편집을 적용해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프란시스크릭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의 로빈 러벨 박사는 염기 편집 연구를 전도유망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수정 배아는 공유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은 모든 유전자에 한 쌍의 복사본을 가지고 있으며, 질병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유전자의 상당 부분이 정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면 두 쌍에서 하나의 돌연변이를 수정할 수 있으며, 건강한 돌연변이 세포를 가진 '모자이크' 배아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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