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가 모든 우울증에 효과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출처=123rf)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주요 약은 항우울제다. 그러나 최근 항우울제가 모든 우울증에 모두 다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비록 항우울제가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라고 하더라도, 약물의 효능이 환자가 경험하는 우울증의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특정 메타 분석 결과 위약과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는 것. 과연 항우울제는 주요 우울증에 효과적인 치료법일까?

항우울제, 모든 우울증에 적용할 수 있나?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정신과 교수인 고든 파커는 항우울제 혹은 위약을 투여받은 수 십만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항우울제에 관한 여러 임상 시험의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재검토했다.

가령 올해 란셋에 발표됐던 한 연구에서는 우울증 치료에 있어 항우울제가 위약보다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과거 2008년의 연구에서처럼 두 물질의 효능이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는 것이다. 이는 약물의 유효성에 대한 혼란을 제기할 수 있다. 파커 교수는 이와 관련해,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된 증상이나 조건을 타깃화 한 뒤, 이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결함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임상 약물 시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으로 주요 우울증에 대한 목표 진단은 생물학적, 그리고 일부 심리적, 사회적 등 다양한 유형을 포착하지만, 모든 증상이 약물 치료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원인에 따라 발병한다.

주요 우울증과 관련된 조건

주요 우울증이나 임상 우울증은 절망과 무기력 등의 지속적인 감정을 특징으로 하는 심각한 유형의 우울증이다. 발생 원인 역시 병에 기여한 요인에 따라 다르다. 요인은 생물학적, 심리적, 혹은 사회적인 원인일 수 있는데, 파커 교수는 이런 우울증은 항우울제에 노출될때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 따르면, 우울증의 유형은 다름과 같다.

* 지속성 우울장애(Dysthymia) : 우울한 기분이 적어도 2년간 지속되면 보통 발생하게 된다. 이 유형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중증 우울 증상과 덜 심각한 증상이 결합된 형태를 경험할 수 있다.

*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 최근 출산 한 여성에게서 발생한다. 출산 중 혹은 출산 후 본격적인 우울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불안이나 극심한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 정신병적 우울증(Psychotic depression) : 전형적으로 망상이나 환각같은 정신병이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듣고 보는 것들이 망상 효과에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 : 우울증과는 다른 정신 건강 상태지만, 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매우 저조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 범주에 포함된다. 지나치게 과하고 들뜬 기분인 조증이나 혹은 위험할 정도로 저하된 기분인 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다.

▲우울증의 원인에 따른 각기 다른 치료법이 개발되어야 한다(출처=123rf)

임상 시험의 문제점

파커 교수는 생물학적 조건으로 인한 사회적 및 심리적 원인으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모두 다 하나로 묶고 있기 때문에, 우울증 치료제의 이점이 줄이들고 효과도 상실된다고 지적했다.

우울증 발병의 원인들이 각각 임상 시험에서 입증되고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 가령, 생물학적으로 연관된 우울증이 사회적으로 연관된 우울증보다 항우울제에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산후 우울증을 예로 든다면, 신체적 변화의 원인이 있어 생물학적으로 연관된 우울증으로 간주될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특정 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는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의 과다 생성은 피로감을 느끼게 만든다.

교수는 모든 유형의 우울증을 항우울제로 치료하는 현상을 벤토린 흡입기로 모든 호흡기 문제를 치료하는 것에 비교했다. 호흡기 문제 역시 벤토린 흡입기의 효능이 입증되는 상태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상태도 있다는 것. 그러나 임상 시험과 항우울제의 처방이 정신 상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고려한다면, 약물의 효능은 환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기에 충분할만큼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한 예로, 생물학적 우울증은 항우울제에 약 60% 정도로 반응하지만, 위약에는 약 10%만 반응할 뿐이다. 사회적 우울증 같은 생물학적 원인과 연관성이 없는 경우라면, 항우울제가 효과가 없기 때문에 개선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임상 시험에 필요한 것

파커 교수의 이번 분석은 실제의 임상 경험을 임상 시험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연구팀이 수행한 결과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일부 환자는 괴롭힘이나 절망감, 외상으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고,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물질 남용이나 인격 장애, 자해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파킨슨병이나 기타 질병 등으로 우울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들을 임상 시험이 탐구하고 이와 관련된 우울증의 유형을 검토한다면, 연구팀은 참여자의 구체적 반응과 결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울증은 포괄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각 유형이나 형태에 따라 사용될 수 있는 약물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메디컬리포트=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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