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세포(출처=123RF)

춤을 추듯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헌팅턴 무도병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여전히 난치병으로 꼽히는 헌팅턴 무도병. 하지만 최근 독일 쾰른 대학의 연구팀이 헌팅턴 단백질의 응고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발견해 변화가 예상된다.

비정상적인 헌팅턴 단백질 축적을 차단하는 유전자

연구팀이 발견한 메커니즘은 독성 단백질의 축적을 막을 수 있는 특정한 유전자 및 시스템과 관련된 것이다.

헌팅턴 무도병(Huntington's chorea)은 신체 및 정신 능력의 기능장애로 이어지는 유전 질환이다. 헌팅턴 단백질의 응고는 뉴런의 파괴를 유발한다. 파괴된 뉴런이 많아지면, 인지 문제 및 운동 문제, 정신적 변화 같은 임상적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헌팅턴질병연구회에 따르면, 헌팅턴 무도병 부모를 둔 모든 아이는 50%의 확률로 유전적 질환을 앓고 있다.

한편, 쾰른 대학 연구팀은 질병 이면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독성 단백질 축적을 통제할 수 있는 유전자와 특정 시스템을 확인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헌팅턴 무도병 환자에게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 샘플을 채취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근육이나 뉴런 같은 다른 세포 유형과는 차별화할 수 있는 세포다. 연구팀은 샘플을 분석,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단백질 응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샘플은 헌팅턴 무도병에 대한 유전적 지표를 나타냈지만 응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헌팅턴 무도병으로부터 뉴런을 보호하고 단백질의 악화를 촉진하는 UBR5 단백질을 확인했다. UBR5는 동일한 명칭의 유전자가 생성하는 단백질이다.

인체에서 UBR5는 단백질 HECT계에 속하는 물질인 프로게스틴(황체 호르몬) 유도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에 따르면, 이 유전자는 여러 유형의 암을 파괴하고 세포 구분 또는 확산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뉴런(출처=123RF)

독성 단백질의 세포 처리 시스템

연구팀은 뉴런에서 UBR5 단백질이 작용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헌팅턴 무도병 환자의 불멸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검사했다. 신경 세포를 추출해 헌팅턴을 차단하는 뉴런의 개별 기능을 연구했다. 그리고 단백질분해효소복합체인 프로테아솜이라는 세포처리시스템이 헌팅턴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프로테아솜은 단백질 가수분해로 알려진 화학 반응을 통해 손상되거나 필요하지 않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단백질 복합체다.

그러나 프로테아솜은 특정 뉴런에 결함이 있어 통제할 수 없는 돌연변이 헌팅턴을 응집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뉴런의 UBR5의 가능성을 조사하고 헌팅턴의 응집률을 살피기 위해 신경 세포의 단백질 수치를 조절했다. 그 결과, 뉴런 속에 들어있는 소량의 UBR5가 독성 단백질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저자이자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빌체즈 박사는 "이것은 놀라운 발견이다. 세포가 거대한 집합체로 이동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뉴런(출처=123RF)

신경변성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연구팀은 UBR5가 헌팅턴 무도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유기체 모델을 사용했다. 유기체 모델에서 UBR5 수치를 부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자, 헌팅턴 응집은 뉴런에 막대한 손상을 입혔다. UBR5를 촉진하자 독소 단백질 차단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UBR5 및 단백질 분해 효소는 뉴런의 헌팅턴 수치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근위축성측색경화증(루게릭병)을 포함해 다른 신경변성 질환에도 적용했지만, 현재까지는 헌팅턴 무도병에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헌팅턴 무도병의 신경정신병학적 영향

헌팅턴 무도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얼굴과 어깨, 엉덩이 등의 부위가 비자발적으로 발작하는 것이다. 신경 손상은 ▲업무 집중 및 업무 조직의 어려움 ▲충동적 통제의 어려움 ▲새로운 정보 학습의 어려움 ▲무관심 또는 짜증, 슬픔 등의 감정 ▲고립감이나 사회적 거부의 감정과 같은 진행성 인지장애와 정신적 문제를 유발한다.

메이오 클리닉에 따르면, 헌팅턴 무도병 환자는 양극성 장애나 강박 장애에 걸리기 쉽다. 두뇌에 상당한 양의 헌팅턴 단백질이 축적되면 성인뿐만 아니라 나이가 어린 사람도 걸릴 수 있다. 헌팅턴 무도병에 걸리면 보통 20년 이내로 조기 사망률을 보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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