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리 풍경(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은 국가 전역에서 확산되는 오피오이드 의약품 남용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도시에 '감독 주사 구역'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두 명 연구원이 감독하고 있는 일명 '안전 피난처' 운영 사례 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 감독 주사 구역 설치에 대한 움직임도 커졌다.

현재 운영 중인 감독 주사 구역은 일주일에 5일, 4~6시간씩 개방되고 지하 공간에 두 개의 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방 하나는 거울과 의자가 놓인 다섯 개 스테인리스 스틸 스테이션으로 구성된 주사실이다. 또 다른 방은 약을 주사하는 사람을 관찰할 수 있는 감시실이다.

이 지하의 안전 피난처는 훈련받은 직원이 운영하고 있지만, 의료 허가를 받지는 못했다. 사용자는 헤로인이나 진통제, 코카인, 메탐페타민 같은 약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흡연은 할 수 없다.

이곳은 지난 2년 동안 허락을 받은 사람만 사용했기 때문에, 100여 명이 약 2,500회 사용했다. 사용자 대부분은 백인의 남성 노숙자다.

연구진은 "이 안전 피난처에서는 지금까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두 명의 과다복용자가 발견됐지만, 직원의 재빠른 처치로 회복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안전 피난처 혹은 주사 구역 설립에 대한 요청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찬성론자와 일부 정치인까지도 미국 내에서 악화되는 오피오이드 위기를 지적하면서 안전 피난처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만 약 5만 2,000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정부 운영 주사 지역 설립 및 합법화를 정당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공개 구역

연구 조건 중 하나는 감독 주사 지역의 위치를 밝히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 존재만으로 미국 내에서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마약정책연합 린지 라샐 변호인의 의견이다. 마약정책연합은 여섯 개 주에서 안전 피난처 설립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마약 안전 피난처 측면에서 유럽과 다른 서구 국가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마약 안전 피난처가 합법화된 나라로는 ▲호주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위스 등이 있다.

안전 피난처는 합법화됐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가 약물 사용자를 감독한다. C형 간염과 HIV 같은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한 위생 시스템은 물론 사용자에게 치료 및 기타 서비스를 갖췄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및 여러 주 입법자들은 안전 피난처의 위치를 밝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사한 주사 구역 설립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관료들은 법적 및 정치적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한편, 현재까지 오피오이드 계열 사용 합법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주사기 교환 프로그램을 합법화 추진을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 33개 주에서 이 운동을 확대하고 있다.

벨뷰, 안전 피난처구역 반대에 나서

이렇듯 안전 피난처 합법화 운동이 일고 있지만, 워싱턴의 벨뷰 시 관계당국은 헤로인 사용자들을 위한 안전 주사 구역 금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안전 주사 구역이 연중 노숙자 보호시설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벨뷰의 존 스토크 시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안전 피난처 찬성론자들은 보호시설 옆 시 부지 내에 주사 구역을 설치하면 된다는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미국 도로 풍경(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메디컬리포트=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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