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출처=123RF)

인간의 두뇌는 왼쪽과 오른쪽의 두 반구를 모두 가진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기관 가운데 하나다. 이 두면은 서로 이어주며 다리 역할을 하는 신경섬유다발인 뇌들보로 연결된다. 그리고 뇌에서 정서적인 조절과 처리의 비대칭적 표현이라고 일컬어지는 감정적 편재화가 있다. 바로 부정적인 감정은 오른쪽에서, 긍정적인 영향은 왼쪽에서 일어나고 작용한다는 개념이다.

정서적 편재화

연구원인 제프리 브룩셔와 다니엘 카사산토는 새 연구를 통해 감정적 편재화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할 수 있다며,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손에서 그 연관성을 찾았다.

이들은 5번의 실험을 통해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를 모두 테스트한 후, 그 결과로 오른손잡이들은 자신의 오른편에 있는 대상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왼손에 있는 대상은 부정적으로 판단한 반면, 왼손잡이들은 그 반대의 행동이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흔히 좌뇌가 발달했는지 아니면 우뇌가 발달했는지를 얘기할때와 비슷한 개념으로, 뇌의 좌우 반구가 서로 다른 감정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008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감정적 편재화는 1978년 리처드 데이비슨이 입증한 자료에 의해 새 돌파구가 마련됐다. 당시 데이비슨은 왼쪽 전두엽 피질은 긍정적인 감정을 처리하고 오른쪽 전두엽 피질은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한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이론은 당시 매우 중대한 요소로 자리잡았는데, 이전에 옳다고 여겨졌던, 즉 오른쪽 반구가 감정을 독점적으로 처리하는 반면 왼쪽은 지능을 처리한다는 이론과는 상반되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인간의 대뇌 피질에서의 접근 동기에 대해 다뤘는데, 연구는 접근 동기는 자주쓰는 손을 제어하는 같은 반구로 편재화되었다고 강조했다. 즉, 적에게 검을 휘두르는 상황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오른손잡이일 경우 오른손에 검을, 그리고 행동은 뇌의 왼쪽 반구에 연결되고, 왼손잡이라면 반대로 두뇌의 오른쪽 반구에서 행동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은, 이러한 검과 방패의 가설이, 인간의 감정과 행동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때, 감정적 편재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카사산토는 이번 연구 논문에서 자주 사용하는 손에 검을 잡아 상대를 찌르는 접근 관련 행동을 하고, 반대편 손에는 공격을 피하기 위한 방패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주 쓰는 손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수행하고, 그렇지않은 손은 원하지 않는 것을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된다.

카사산토는 접근 동기는 오른손잡이의 왼쪽 반구에 의해 중재되어야 하고, 왼손잡이는 그 반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손잡이의 스펙트럼의 중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해, 인간의 감정은 두 반구 모두에 달려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에서는 오른손잡이부터 왼손잡이에 이르기까지 성인 25명에게 경두개 직류 자극을 노출시켜 그 결과를 관찰했다. 즉, 뇌의 두 반구가 전류의 자극을 받는 것으로, 이 실험은 5일 간 하루에 20분씩 수행됐다. 참여자들은 또한 자부심이나 결단력, 열정같은 접근 관련 감정이 얼마나 강하게 느껴졌는지를 보고하도록 했다. 카사산토는 이러한 발견은 감정적 편재화에 대한 이해를 완전히 변화시킨다며, 이론적으로 큰 변화는 뇌의 감정이 자체 시스템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뇌 피질의 감정은 운동 작용을 위한 신경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는 모두 정신 건강과 관련이 깊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우울증 및 불안 치료를 위한 신경 요법의 일종인 경두개 자기자극술(TMS)은 카사산토와 브룩셔가 실험한 경두개 직류 자극과 매우 유사하게 기능한다. TMS는 한 마디로 '짧지만 강렬한 자기 펄스를 뇌에 보내 전류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통해 그 기능을 하는데, 이 펄스는 왼쪽 전두염 피질을 중심으로 두고 접근 관련 감정을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신경 요법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석이나 자기 전류를 가하지 않을 뿐더러 마취제 주입은 의료계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 연구에서 오른손잡이들은 자신의 오른편에 있는 대상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왼손에 있는 대상은 부정적으로 판단한 반면, 왼손잡이들은 그 반대의 행동이 나타났다.

왼손잡이에 대한 연구 부족

1970년대 이후 수행된 수 백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의 각 반구에는 특정 유형의 감정이 존재한다고 한다. 행복과 자부심, 분노와 같은 것에 접근하고 관여하는 감정은 뇌의 왼쪽에 있으며, 감정과 관련된 혐오감과 두려움은 오른쪽에 있다는 것.

그러나 감정적 편재화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주로 오른손잡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에 이전의 이론들이 모두 완전히 틀릴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약 10%의 왼손잡이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수행이 되지 않아, 지금까지 발견된 오른손잡이에 작용됐던 감정적 편재화가 왼손잡이에게는 동일하게 작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왼손잡이에게는 실제로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다.

앞서 언급됐던 검과 방패 가설은 인간이 취하는 행동이 감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이해에서 비롯된 운동 제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설은 행동을 '접근' 혹은 '회피'로 설명하면서, 접근 행동은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손에서 수행되는 반면 회피 행동은 그 반대의 손에서 수행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감정이 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제공했다. 카사산토에 따르면, 감정에 대한 사람의 신경계 위치는 왼손잡이 인지 오른손잡이 인지 그 중간인지에 달렸다.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여성(출처=123RF)

이 연구는 왼손잡이에게는 다소 큰 효과를 주지 못할 수 있지만, 신경 치료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왼쪽에 가해지는 자극은 활기찬 접근 감정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왼손잡이에게 표준 치료제를 투여하면 환자는 더 악화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인구의 절반 가량인 오른손잡이에게 이런 치료가 적당하며, 왼손잡이는 반대의 치료를,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치료를 전혀 받지 않아야 한다. 카사산토는 연구가 건강한 참가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며, 이런 결과를 임상적인 환경으로 확대할 수 있는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왼손잡이의 두뇌가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이 오른손잡이와는 반대되는 방식으로 믿고 있는데, 가령 주의력과 결단력 같은 감정은 왼손잡이의 오른쪽 뇌에서 처리되는 방식이다. 이에 오른손잡이 두뇌의 왼쪽 반구를 자극해 긍정적인 감정을 자극하고, 왼손잡이의 경우 반대로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접근 감정을 높이기 위해 뇌의 왼쪽에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하는 신경 요법 관리같은 정신 건강 치료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연구팀은 왼손잡이 두뇌의 왼쪽면이 지배적이라면, 의도한 효과와 반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번 실험은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행됐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에게서 이런 위험이 관찰되는지 추후 더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 왼손잡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정신 건강과 관련해 광범위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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