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떠올리는 여성(출처=123RF)

추억은 눈에 그릴 수 있을 만큼 머릿속에 각인돼 회상할 수 있는 기억이다. 인간의 기억 능력 때문에, 기억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생겨 실제 사건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만약 오래도록 떠올리고 싶다면, 카메라와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말고 그 순간에 집중해보자.

기억의 유형

닐 버튼 영국 정신과 의사 겸 철학자에 따르면, 기억은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기억에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그중에서 장기기억은 의미론적 기억과 일화적 기억으로 나뉜다. 전자는 특정 정보를 얻는 것을 뜻하는 반면, 후자는 경험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닐 버튼 의사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기억은 절차적 기억인 제3의 유형과 달리 '명백한' 것으로 간주된다. 독서와 자전거 타기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다루는 무의식적인 기억을 포함한다. 절차적 기억과 의미론적 기억, 일화적 기억의 다른 점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닐 버튼 의사는 더 나아가 어떻게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언급했다.

또 다른 유형의 기억으로는 어떤 사람이 쉽게 잊어버릴 것 같은 특정 사건을 기억하려고 수시로 노력하는 것에 해당하는 장래적 기억이 있다. 사람은 사건 당일 스스로 기억을 상기한다. 버튼 의사는 이를 '기억을 위한 기억'이라고 부른다.

그 예로 아침에 일어나 약속을 정해야 하는 것을 기억하고, 약을 먹거나 또는 일상적인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장래적 기억이 밤새 그리고 일정에 따라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기억상실이 미치는 영향

더불어 뇌의 정신 질환은 한 가지 유형의 기억에만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은 기억 저장소들이 모두 다른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코르사코프 증후군을 앓으면 일화적 기억에 큰 영향을 끼친다. 만성 알츠하이머와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말하기, 읽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버튼이 "기억 없는 삶은 과거와 미래 없이 영원히 현재만 존재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묘사한 것처럼, 한번 기억 상실을 겪으면, 다시금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환자들은 어렴풋이 기억할 수도 있지만, 완벽하게 주변 환경과 장면, 행동들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움과 같은 감정에도 영향을 줘 의미의 상실을 포함하게 된다. 기억 장애가 없는 사람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상황, 시선,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 기억을 상실한 이들은 과거 이야기들을 되돌아볼 수 없고, 의미 있는 기억을 상기할 수도 없다.

▲기억의 유형

기억 회상에 향수가 포함된다

일부 환자는 중요한 사건을 회상하는 대신에 과거를 자신의 버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버튼은 85세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떠올렸다. 그 환자는 결혼하기 전에 버튼과 함께 있었다고 줄곧 이야기했다. 이 사건은 바로 플라톤이 정의한 '의미 찾기'와도 같은 것이다.

이 경우, 향수가 과거의 사건을 왜곡하고 현재와 버무려 속임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기사에서 언급됐듯이, 미국의 유명 작가, 존 바스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영웅 이야기로 창조한다고 했다.

버튼은 이 점을 향수와 관련시키며, 추억이 어떻게 이상적인 삶이나 개인의 정체성과 연관돼 설명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첫 키스나 18세 생일과 같은 특정 이벤트를 기억할 때, 사람들은 사건의 에피소드나 특정 장면만을 불러온다. 그런 다음 잊어버린 부분은 스스로 재생산한 기억들로 채운다.

카메라, 스마트폰이 기억을 개선해줄까?

▲슈퍼 히어로가 된 모습을 상상하는 소녀(출처=123RF)

추억은 정확하지 않다. 브라이언 레닉 저널리스트는 그랜드 캐년의 숨 막히는 전경을 포착하기 위해 기술의 힘에 의지했던 사건을 회상했다. 그는 생생한 장면을 기억하지 못할 것을 걱정했다. 레닉과 마찬가지로 미국인의 77%가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현재 기술은 개인이 사진과 비디오를 통해 중요한 사건을 회상하도록 돕는 추가 하드 드라이브로 간주한다.

현대 기술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 내용이 '실험적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실렸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스탠퍼드 기념 교회를 자체 가이드 투어를 요청 받았다. 연구원들은 참가자들에게 교회 건물 내부의 정교한 디테일과 청동 천사조각을 주목하라고 상기했고, 참가자들은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그룹과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한 그룹으로 나눴다.

일주일 후 같은 참가자에게 관측 내용을 기록하게 했고, 교회의 세부 사항이 기억과 정확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투어 중에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소지한 참가자는 10점 중 6점을 얻었다. 반면 이러한 장치 없이 빈손으로 교회에 들어갔던 참가자들은 10점 중 7점을 얻었다.

연구원들은 카메라나 스마트폰이 기억을 저하할 수 있는 '주의 산만'의 한 형태라고 결론지었다. 이것이 바로 '상황을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상기시킨 이유'다.

세부사항이나 주변을 암기하거나 기억하기를 원한다면, 카메라나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것보다 그 순간을 집중해서 받아들이고 그 순간 속에 있는 것이 가장 좋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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