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떨어져서 우는 아이(출처=123RF)

아이들은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서 길을 잃게 되면, 부모와 떨어졌다는 공포감에 울기 시작한다. 공공장소에서 부모와 잠깐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들, 부모와 장시간 떨어져 있게 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를 비롯한 각종 정신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에 의해 부모와 떨어지게 된 아이들

미국에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것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현재 미국 내에는 수많은 불법 체류자들이 있으며, 약 45%의 아이들이 매일 부모와 격리되고 있다.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는 이렇게 부모와 떨어진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고 장시간 지속된다고 발표했다. 아이가 가족과 떨어지지 않도록 현재 이민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다면, 부모와 떨어지게 된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 특히 돌 이전의 아기는 엄마 모습이 잠깐만 보이지 않아도 울음을 터뜨리는 때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 시기를 지난 어린이들도 문제를 겪는다. 가족과 떨어진 아이들은 불안증과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겪게 된다는 것. APA는 이런 과정을 겪은 가족에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이들과 부모가 격리되면서 입은 정신적 피해에 관한 실증적인 증거를 기반으로 이민자 정책을 재고하고, 보다 인도적인 절차를 도입해 정신적 외상을 추가적으로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APA는 아이와 부모가 격리되는 시간이 길수록 심리적, 신체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APA의 최고 책임자 아서 에반스 주니어는 현실과 과학적 근거를 고려해 이민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스턴 의대 리사 포르투나 학장은 외상은 신경 및 사회성 발달에 해롭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신경 경로는 공포와 애착, 안전성의 개념을 관리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부모와 지속적으로 떨어져 있게 되면, 신경 경로와 두뇌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된다면 결국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포르투나 학장은 "안전하고 살아있다고 느끼며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을 앗아가는 것과 같다. 그 자체가 외상성 사건이다"고 말했다.

임상 심리학자 디나 박사도 분리 시간에 관한 이론을 언급했다. 그녀는 "이런 경험은 아이들의 정신에 낙인으로 찍혀버렸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영향, 50년 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아이를 유괴하는 유괴범(출처=123RF)

몇 십 년간 가족과 떨어진 경험이 있는 칼럼니스트 줄리 피구레아스는 매우 어릴 때 부모와 떨어져 지냈던 자신의 아버지에 관한 기사를 썼다. 쿠바 이민자인 그의 아버지는 가족에게 연락도 하지 못한 채 마이애미의 한 성당에 억류됐다. 피구레아스는 아버지가 어린 시절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표현했다. 바로 외상성 경험 때문이다.

피구레아스는 아버지의 행동에 관해 심리학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피구레아스는 마치 자신이 부모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심리학자는 아버지가 낯선 나라에 처음 발을 들여놓으면서 경험한 상실감을 보상받기 위해 피구레아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피구레아스는 발달 심리학을 연구하면서, 강박장애와 경계성 인격장애, 우울증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고, 모든 것에 집착하며, 통제를 벗어난 모든 것에 분노한다"고 표현했다.

심리학자 딜런 지 박사는 아동기의 분리 경험은 평생 지속해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같은 정신장애를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동기의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걸릴 수 있는 정신 질환은 30가지가 넘는다. 그리고 이 같은 질환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는 정신적, 생물학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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