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출처=123RF)

두려움은 우리가 인식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감정이다. 명백한 위협이 발생하면 우리는 불안을 느낀다. 우리가 특정 수준의 공포를 느낄 때마다 인체에서는 스트레스 신호가 발생한다. 또한 특정 유형의 두려움이 유발될 때마다 우리 몸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 어떤 스트레스 반응은 아주 미세해서 눈치챌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런 스트레스가 불안 장애를 해소하는 소거학습법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거학습법이란 이전의 습관이나 일반적인 성향이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과정이다. 독일 보훔 루어대학 의 심리학자 올리버 볼프와 시라 드렉슬러, 그리고 크리스티안 메르츠는 이것이 불안 장애를 치료하는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려움과 안전 기억

소거학습법은 두려움과 안전 기억에 접근하는 상대적인 역량과 가능성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두려움과 관련된 기억은 항상 상황에서 독립적이며 종종 일반화되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면 두려운 기억의 소거가 발생한다. 한편 소거 기억은 특정 상황과 맥락에 깊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연구진은 두려운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소거학습이 시작되기 전에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해 특정 자극에 소거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심리상담사와 환자의 치료 세션(출처=123RF)

두 쌍의 자극이 반복적으로 적용되면 동시에 두뇌는 자극을 일치시키지 않고 두 번째 자극 대신에 첫 번째 자극에 의해 묘사된 반응을 생성하는데, 이런 반응이 불안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불안 장애를 치료하는 일반적인 노출 요법은 이전에 두려움을 유발했던 자극에 비위험 반응이 유발되도록 환자를 돕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소거학습법의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드렉슬러는 "환자는 심리상담사와의 상담을 통해 거미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집에서 거미를 발견하면 두려운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출 치료

그래서 연구진은 스트레스도가 높은 사건이 선행될 경우 소거학습법의 상황 의존성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40명의 환자들을 3일 동안 검사했다. 첫 날 모든 참가자들은 컴퓨터 화면에서 사무실 책상 램프를 보았다. 램프가 특정 색상으로 빛날 때 참가자들의 피부에 불쾌하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은 전기 자극이 가해졌다. 램프가 다른 색으로 빛날 때는 전기 자극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환자들은 특정 색상을 부정적인 반응과 연관짓게 됐다.

실험 도중 연구진은 참가자의 피부 전도도 반응을 측정하고 이들이 특정 색상의 빛에 노출됐을 때 불안을 느끼는지 확인했다.

두 번째 날 참가자들 중 절반은 한쪽 손을 얼음 물에 담가두었다. 나머지 반은 얼음물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은 일정 간격으로 빛을 방출하는 다양한 색상의 램프 빛을 보았다. 그러나 배경은 도서관이었고, 특정 색상의 빛에 대한 전기 자극도 사라졌다. 마지막 날 연구진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아무런 스트레스 상황 없이 사무실과 도서관 배경의 램프가 다양한 빛을 방출하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얼음물 스트레스 상황에 있던 참가자는 불쾌한 전기 자극과 관련된 빛의 색에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가 그렇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덜했다.

즉 어느 정도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은 원래 불안을 느끼던 자극이 주어지더라도 처음과 같은 수준의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음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지 않은 참가자들의 실험 결과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첫 번째 날 전기 자극과 관련된 색상의 빛에 노출됐을 때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도서관이 배경인 사진을 보았을 때는 불안감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것이 소거학습은 특정 상황에서만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약리학계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투여해 불안 장애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입증되기도 했다. 앞으로 스트레스 자극 노출 여부가 불안감 해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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