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자 이미지(출처=셔터스톡)

크론병이란 소화관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왜냐하면 이 병이 완치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연구에 따르면 크론병 치료는 통증 완화에 집중할 뿐 병을 완치시킬 수 없었다. 이 질병이 정확한 원인 없이 면역 체계 문제, 환경,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크론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책임이 있는 박테리아 효소를 골라내면 크론병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중개의학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크론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효소의 대부분을 창자 내에서 닦아내고 결핍된 효소를 좋은 박테리아인 요소가수분해효소(유레이스, urease)로 대체하면 크론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게리 우는 창자 박테리아가 단일 효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표적화할 해결책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연구진은 박테리아 효소 엔지니어링을 통해 미생물균 조성을 바꾸는 것이 크론병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 크론병 유발해

다이어트나 항생제 복용, 환경 스트레스 요인 등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일으킨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크론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환자의 장내에 건강한 박테리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인체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프로테오박테리아가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나쁜 박테리아는 결장에서 요소를 먹는다. 이때 유레이스가 암모니아로 전환돼 박테리아에 흡수되고 아미노산이 만들어지면서 크론병이 발생한다. 좋은 박테리아는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나쁜 박테리아를 좋은 박테리아로 전환하는 것이 잠재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질소 대사가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크론병 환자 90명에게서 채취한 샘플의 작은 분자에서 메타볼로믹 분석을 실시했다. 그리고 이것을 건강한 어린이 26명의 대변 샘플과 비교했다.

샘플 분석 결과 세균성 질소 대사로 인한 분변 아미노산이 크론병뿐만 아니라 프로테오박테리아와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그 다음 단계로 쥐 모델에서 질소 대사 활성을 추적했다. 이 연구가 크론병의 치료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연구진은 유레이스가 박테리아의 질소 대사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미생물을 특정 구성으로 조절하기 전에 미생물 슬레이트를 깨끗하게 닦았다. 이전 실험에서 쥐에게 항생제와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을 투여하면 장내 박테리아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 후 연구진은 쥐에게 새로운 박테리아를 투여했다. PEG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를 위한 약제다.

쥐에게 대장균 등 단일 박테리아 종을 투여하자 유레이스 존재 여부에 따라 쥐의 장내 미생물이 크게 변화했다. 유레이스 양성 대장균이 투여된 쥐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일으켰으며 유레이스 음성 대장균이 투여된 쥐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 유레이스 양성 대장균이 대장염을 악화시켰다.

크론병 치료를 위한 길

사람도 쥐와 마찬가지로, 항생제 및 PEG로 치료를 받으면 박테리아 부하가 10만 배 정도 감소했다. 이것은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을 바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사람의 장내에서 박테리아 부하를 성공적으로 줄인다면 쥐 모델에서 실험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미생물을 배양할 수 있다.

게리 우는 이번 연구가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서 박테리아로 가는 질소 이동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단일 효소를 사용해 장내의 전체 미생물 무리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 결과에 따라 연구진은 미생물 재조정에 집중해 크론병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우는 이 연구 결과가 크론병뿐만 아니라 다른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사용될 장내 미생물 무리를 구성하는 기술 플랫폼을 만드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