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출처=셔터스톡)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정신 질환으로 판단하며, 이러한 개정 내용을 담은 국제질병분류 11차(ICD-11) 개정안을 내놨다. WHO에 따르면 게임 장애는 게임 습관에 대한 통제력이 손상된 상태를 의미한다.

게임장애와 정신 건강

WHO는 지난해에 이미 도박장애와 함께 2018년 ICD 초안에 게임장애(Gaming Disorder)를 포함할 것을 제안한 바 있는데, 이는 게임을 하는 이들이 통제가 불가능하고 자신의 개인 생활을 방해할 만큼 중독성이 강한 행동과 관련된 장애 목록에 추가하자는 제안이었다. 게임 장애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게임 습관 모두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ICD-11 개정판에 공식적으로 추가한 것으로, 여기서는 게임장애가 정신적 상태라는 것을 나타내는 3가지의 주요 징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기간, 빈도, 강도와 같은 특정 기준에 따라 게임에 대한 제어 기능이 손상

2. 게임에 우선 순위를 둠으로써, 다른 삶의 이익과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

3. 습관에 의해 초래된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게임의 지속성 및 확장성

게임 장애의 이같은 3가지 주요 징후는 디지털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을 할때 플레어이의 게임 행동 양식에 적용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장애의 정확한 진단은 이러한 습관이 최소 1년 간 지속되면서, 개인적 및 사회적, 그리고 교육적, 직업적 등 중요한 삶의 측면을 손상시켰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WHO는 이번 ICD-11에 게임 장애를 포함시킨 것과 관련해, 이같은 결정은 가능한 증거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하고 있다며, ICD-11 과정에서 WHO가 수행한 기술 협의 과정에 참여한 다양한 분야와 지역의 전문가들의 합의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WHO가 게임장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는 새로운 ICD-11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WHO의 이같은 결정에 게임 관련 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협회(UKIE)는 ICD-11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며 내년 5월까지는 초안이 제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곧 내년 5월까지의 약 1년 간 이같은 WHO의 결정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발언이다.

ICD-11는 내년 5월 세계보건총회를 통해 공개될 예정으로, 회원국의 승인을 거쳐 2022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게임 협단체 반응

WHO의 초기 제안 이래로 게임 장애는 임상의와 게임 단체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 돼왔다. 그리고 최근 ICD-11 발표가 있은 후에는 게임 단체들이 즉시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의 의견을피력했다. 이들은 게임 장애를 건강 문제로 볼 수 있는 증거가 결정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ESA와 ESAC, EGDF, 그리고 K-게임즈 등 각종 게임 관련 협단체들은 이번 결정과 관련, WHO가 내년에 승인할 ICD-11의 최종 개정판에 게임 장애를 포함하기 전에 여러 증거들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게임 산업을 비롯한 여러 지지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런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WHO가 전 세계 국민 건강 시스템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협단체들은 다양한 장치와 플랫폼을 통해 여러 장르의 비디오 게임이 전 세계 20억 명이 넘는 사용자들에 의해 안전하고 현명하게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게임들 중 상당수는 어린이를 비롯해 성인 모두에게 교육 및 레크리에이션, 그리고 치료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WHO의 이번 결정에 게임 협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출처=셔터스톡)

대립되는 견해

WHO의 이번 결정에 모든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정신 건강 전문가와 사회 과학자, 학자들로 구성된 약 36명의 전문가들은 지난 3월 WHO의 미약한 과학적 증거에 반대하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일부 사람들은 게임 습관의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개인적인 삶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이러한 영향을 받은 인구와 그 문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게임 장애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의 초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인 이론적인 구조를 형식적인 장애로 변환하는 개념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 이런 결정에는 강력하고 강력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ICD-11의 게임 장애에 관한 현재의 증거가 진단 남용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결국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은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게임 장애에 대한 견고하면서도 강력한 증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정상적인 게임 습관을 가진 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불안감이나 우울증 같은 잠재적인 정신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임상 진단이 편견없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절차다.

[메디컬리포트=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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