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출처=게티 이미지)

국내를 포함해 미국 등 전반적인 자살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6.5% 증가한 편으로, 2003년 이래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 사망률 1위(2015년 기준)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러나 비단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역시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미리 이를 알아내고 자살을 막을 특별한 방지책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자살로 사망한 인구의 50%가량은 살아있는 동안 정신 질환에 대한 아무런 기록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자살 경향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을 알아보자.

자살 원인

CDC에 따르면, 자살을 하는 가장 원인은 인간관계 문제를 비롯해 약물 남용, 신체 질병, 업무 문제, 법적 투쟁, 주택과 금전 문제 등으로,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지위, 종교 혹은 문화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살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여러 문제에도 불구, 누군가 자살로 죽을 것이라는 암시나 징후, 신호 등을 미리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많은 자살 전문가들과 과학자, 정신과 의사들 역시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조차 알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하버드 대학 역시 연구를 통해 나날이 진보하는 과학 발전으로도 자살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확도 80%를 자랑하는 자살률 예측에 관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어 새로운 비전이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쨌든 이러한 상황에서 자살을 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미리 구할 수 있다면 이는 매우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이 아는 누군가가 자살할 것 같은 경향을 보인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도울 수 있을까?

▲자살 경향을 보이는 사람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질문 던지기

타인의 자살 충동을 다룰때는 감정적인 접근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묻고 어떻게 물어볼 것인가이다. 몇 가지 효과적인 질문 예시를 소개한다.

* 당신의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어떻게 그 일을 다루고 있나

*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가

*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가

* 자신을 해하고 싶은 충동이나 생각이 있는가

*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가

* 자살 혹은 자해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 적이 있는가

* 언제 어떻게 그 것에 대해 할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 자신을 해할 수 있는 무기가 있는가

▲자살 충동을 보이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출처=게티 이미지)

자살 징후 관찰 및 도움 주기

미국 심리학 협회는 자살의 징후 가운데 일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 "태어나지 않았어야 하는데" 혹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 "나 자신을 죽이고 싶어" 등의 말로 죽음에 관해 이야기 한다.

* 지속적으로 사람들 주위에 있는 것을 피하고,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마음이 동요된다.

* 기분이 자주 바뀐다. 어떨때는 매우 행복하고 정렬적으로 보이지만, 갑자기 변하면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슬퍼지는 현상을 목격한다.

* 학교에서의 활동에서 갑자기 관심을 잃는 등의 급격한 행동 변화가 보인다.

* 절망감을 표출한다.

* 알코올 및 약물 남용 증가

* 운전 시 부주의한 행동을 보이는 등 파괴적인 모습을 보인다.

* 먼 곳으로 이사하거나 떠나는 것이 아닌데도 주위 사람들이나 자신의 물건에 작별 인사나 기원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 성격 변화, 심한 불안감, 그리고 위에 언급된 내용 가운데 일부 징후를 보일때 동요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가 이처럼 자살을 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실제로 시도하려고 하는 경우 가장 빠른 대처는 즉각적인 도움이다. 절대로 상대를 혼자 두지 말고 119나 긴급 전화로 전문가의 손길을 구해야 한다. 만일 병원이나 의료 시설이 있다면 그 곳으로 보내도 바람직하다. 또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주변인들에게 연락을 해 상황을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살이 의심되지만 실제로 그러기를 원하는지 확실하게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도움을 청하며 이야기 하는 것이 좋고, 자살 방지 센터인 'SOS생명의 전화'에 연락을 해 소통의 창구를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심하게 우울증을 겪거나 자살의 징조가 확실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도움을 딱히 바라지 않는다. 이들은 자살 충동자로 낙인 찍히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 이 경우에는 상대와 가장 가깝고 상대가 신뢰하는 사람과 연락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을 수도 있다.

자신이 직접 조언과 지원을 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거나 충격적인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령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거나 "살아야 할 모든 이유를 갖고 있다" 등의 표현보다는 상대에게 그들의 감정의 원인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살 충동을 비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하지도 않는 것.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알릴 수도 있다는 것을 침착하게 이야기해줘야 한다. 가능한 알코올과 면도기, 칼 등 상대가 충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도 주변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자살 충동이나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을 다룰때 마치 자신이 이 일에 깊숙히 관여돼 오버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 필요한 조치만 취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타인의 생명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도움으로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자.

[메디컬리포트=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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