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이미 진행이 상당히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50세 이상의 성인은 누구나 대장암 검사를 받도록 권장된다. 그런데 미국에서 50세가 아닌 45세부터 대장암 선별 검사를 받기 시작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와 화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대장암은 암 관련 사망 원인 2위에 올라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전보다 좀 더 젊은 연령대에서 대장암 발병 사례가 늘었고, 이에 따라 미국 암협회(ACS)는 이처럼 대장암 검사 지침을 수정하게 됐다.

美 암협회, 대장암 검사 시작 연령 50세에서 45세로 낮춰

대장암은 미국 성인들 사이에서 네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암으로, 최근에는 40대 중반에서도 대장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JAMA에 발표된 2017년 연구에 따르면, 1970년과 2004년 사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2004년과 2014년 사이 20~54세 성인의 대장암 사망률은 1% 증가했고, 전문가들은 아직 그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장암과 관련된 사망률이 갑자기 증가하자 임상의와 연구원들은 이에 관심을 두게 됐고, 결국 대장암을 선별하는 검사 지침을 수정하는데 이르렀다. 지난 5월 30일 미 암협회가 발행하는 '임상의를 위한 암 저널'(Cancer Journal for Clinicians)에서 45세 성인을 대상으로 대장암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새로운 지침이 발표됐다. 50세에 대장암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이전 지침에서 수정된 것이다.

새로운 지침은 임상 증거의 체계적인 검토, 임상적 개입의 전반적인 유익성 및 위험성 평가, 환자의 선호도 파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개발됐다. 암 전문의 외에도 일반의사, 전염병학자, 경제학자 등을 포함한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환자 대표가 새로운 지침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이렇게 구성된 전문가 패널은 대장암 선별 과정에서 인지되는 위험 요인을 검토했다. 대장 내시경과 같은 특정 진단 절차는 출혈, 장 천공, 진정제 투여에 따른 심장과 호흡기의 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사실상 가능성은 드물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은 위험 요인을 확인했다. 지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선호도 또한 고려됐다.

6가지 대장암 선별 검사 방법

전문가 패널은 대장암 선별에 사용할 수 있는 진단 절차를 평가하여, 비침습적 검사에서부터 육안 검사에 이르기까지 6가지 검사법을 찾아냈다. 환자는 가용성과 선호도에 따라 다음 6가지 대장암 검사법 가운데 하나 또는 그 이상을 선택하면 된다.

1. 대변 면역화학검사(FIT): 대변의 혈액 성분을 확인하는 대변검사이다. 다만 FIT는 하행결장에서의 출혈성 병변만을 감지할 수 있다. ACS의 새로운 지침은 1년에 한 번씩 FIT를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2. 고감도 분변잠혈검사: FIT와 마찬가지로 대변에서 혈액 성분을 확인하는 검사법이지만, FIT에 비해 가벼운 진단 방법으로 간주된다.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검사에서 권장되는 검사법이다. ACS의 새로운 지침은 이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3. 다중표적 대변 DNA 검사: 일부 임상 연구에서 FIT와 비교해 대장암을 찾아내는데 훨씬 민감하다고 간주하는 대변검사이다. ACS의 새로운 지침은 3년에 한 번씩 이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4. 대장 내시경 검사: 항문을 통하여 카메라가 부착된 길고 유연한 튜브를 삽입하여 대장 전체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임상의는 대장 내시경 검사 중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쾌함을 줄이기 위해 안정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ACS의 새로운 지침은 10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5. CT 대장 조영술: CT 대장 조영술 검사는 표준 대장 내시경 검사와 매우 비슷하지만, X선과 컴퓨터를 이용해 2차원과 3차원 대장 영상을 생성한다는 차이가 있다. CT 대장 조영술 검사는 5년에 한 번씩 받도록 권장된다.

6. 신축성 S상 결장경 검사: 내시경의 일종으로 항문을 통해 약 60cm 길이의 유연한 튜브를 삽입하는 최소 침습적 절차이다. 이 검사를 통해 의사는 직장과 S자 결장까지 직접 관찰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5년에 한 번씩 이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 대장암의 해부학적 삽화 (출처=셔터스톡)

USPSTF, 여전히 50세에 대장암 검사 시작 권고

한편 미 연방 보건부 자문기구인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는 대장암 선별 검사를 50세에 시작하여 75세까지 계속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이들은 50세부터 대장암 선별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최대 건강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76~85세 고령자에서는 대장암 선별 검사를 통해 얻게 될 이익이 위해성과 비교하여 그리 크지 않아 특정한 경우에만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한다.

[메디컬리포트=김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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