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진열대에 놓인 다양한 가공식품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영양소가 풍부한 신선한 제철 음식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은 일과 학업 때문에 시간에 쫓기며 가공식품에 의존한다.

가공식품은 간편하면서도 포만감을 주고 맛도 좋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매우 부족하다. 가공식품 제조 과정에서 영양 성분이 상당수 파괴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영양은 적고 열량만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바구니에 계속해서 가공식품을 담는다. 우리가 가공식품을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통기한 긴 이유, 첨가물과 방부제

전기와 첨단 기술 덕분에 사람들은 먹거리를 더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게 됐다. 저장 기술이 발달했으니 통조림이나 가공식품을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이다.

다만,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일수록 더 많은 식품첨가물과 방부제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식품첨가물과 방부제는 음식이나 음료, 또는 의약품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첨가된다.

한 마디로 가공식품이 건강에 해로운 이유는 식품첨가물과 방부제가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방부제와 첨가물 사용을 금지할 수는 없는 일.

인간이 주변 환경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부제로 추위, 햇빛, 바람 등이 있다. 자연의 힘을 빌려, 추운 곳에서 식품을 얼리거나 차갑게 보관하고, 햇빛과 바람에 식품을 건조해 보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방부제는 박테리아나 곰팡이 또는 곤충의 성장을 막는 항균성과 항산화 기능이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인공 방부제 가운데 하나인 '벤조산염(benzoate)'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벤조산염이 다양한 알레르기와 천식 발작을 유발하며 결국 뇌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외에 다른 방부제를 섭취해도 혈압 상승을 비롯해 이와 유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방부제와 식품첨가물을 많이 섭취하면 체중이 증가하고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가공식품은 맛있고 저렴한 한 끼

가공식품은 전반적으로 우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트에 재고가 남아 있는 한 언제라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패스트푸드 가맹점에서도 가공식품을 사용한다.

게다가 가공식품은 신선 식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평가 그레이스 덴트는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한다는 이유로 저소득층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저소득층이 가공식품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저소득층이 가공식품을 선택하는 데는 단지 편리하다는 점 말고 경제적인 이유 등 다른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덴트는 MSG가 들어있는 가공식품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종종 '고소득층의 배부른 이야기'로 인식되며, '특권'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을 일으키는 것을 지적했다.

덴트는 소외된 계층은 조리기구라고는 달랑 전자레인지 한 대만 있거나 음식점에서 갓 조리한 음식을 사먹을 여유가 없고 마트에서 인스턴트 음식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지갑 사정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영국에서는 가스레인지나 조리기구가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상당수가 통조림이나 미리 조리된 고기를 구매해 끼니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덴트는 가공식품은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고급식당의 음식보다 맛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는 게 녹록지 않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가공식품을 먹는 것이 상당한 위안이 된다는 사실을 부유한 식품 전문가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종류의 신선한 생고기 (출처=셔터스톡)

세계보건기구의 트랜스지방 사용 근절 노력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트랜스지방 사용을 근절하기 위해 각국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을 보관하기 쉽게 고체 상태로 가공하면서 생성되는 것으로, 주로 가공식품을 통해 체내에 축적된다.

엄청난 양의 트랜스지방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한다는 것이 WHO의 주장이다.

WHO는 "트랜스지방이 다량 함유된 식단은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을 21%, 사망 위험을 28% 높인다"고 밝혔다. WHO는 식물성 기름으로 신선하게 조리한 음식을 먹을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이미 선진국에서는 수년간 트랜스지방과 가공식품을 규제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전 세계 식품, 보건당국이 관련 규제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WHO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려면 산업적으로 생산된 트랜스지방의 사용을 통제하기 쉽지 않은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공식품이 제3세계 개발도상국에서 금지되면, 해당 정부는 가공식품을 대체할 만한 저렴한 식품, 즉 맛은 떨어질 수 있지만, 포만감이 있고 건강에 좋은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메디컬리포트=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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