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의 돼지(출처=게티이미지)

한 연구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배양한 돼지 바이러스가 사람 및 다른 동물의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스(SARS) 또는 메르스(MERS) 등의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감염이 우려된다.

포친 델타코로나바이러스(PDCoV)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조류와 포유 동물의 상부 호흡계와 위장관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종이다. 몇 가지 알려진 균주 중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6가지 균은 다음과 같다.

1. 229E 알파코로나바이러스

2. NL63 알파코로나바이러스

3. OC43 베타코로나바이러스

4. HKU1 베타코로나바이러스

5.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베타코로나바이러스

6.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 베타코로나바이러스

1~4번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 몸에서 감기를 유발하는데, 특히 229E와 OC43 균주가 감기의 원인이다. 5번과 6번의 메르스와 사스는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질병 증상 및 사망까지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2년과 2003년에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에 8,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감염됐고 이로 인해 77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시작된 메르스에는 적어도 1,800명이 감염됐고 그 중 700명이 넘는 환자가 이 질병으로 사망했다. 과학자들은 사스가 박쥐에서 유래해 인간에게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 메르스는 낙타에서 발견돼 다른 감염 동물과 접촉한 사람에게 퍼졌다.

그리고 돼지의 포친 델타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되는 균주 목록에 추가될 전망이다.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인간 및 다른 동물의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 바이러스는 2012년에 홍콩의 돼지에서 발견됐지만 홍콩에서는 아무런 질병도 보고되지 않았다. 그런데 2014년에 이 바이러스로 인해 오하이오 주에서 돼지 설사병이 발생했다. 이 바이러스는 나중에 중국, 한국, 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발견됐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린다 사이프는 "오하이오의 설사을 비롯해 이 바이러스의 관련 질병은 원래 조류에서만 발견됐다. 그런데 이것에 돼지에게서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신생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간문제다"라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새끼 돼지는 급성 설사와 구토로 고통받았으며 심할 경우 목숨을 잃었다. 지금까지 보건소와 병원에서 사람이 이 질병에 걸린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사스 및 메르스와 비슷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전염되기 위해서는 잠재적 숙주의 특정 세포 수용체에 결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아미노펩티다아제 N(Aminopeptidase N)이라는 세포 수용체를 관찰했다. 아미노펩티다아제 N은 소화 과정 및 호르몬 처리에 관여하는 세포 수용체다. 또 감기와 관련된 주요 바이러스인 229E가 사용할 수 있는 수용체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돼지 바이러스가 배양된 세포를 관찰하고 그 수용체를 통해 사람, 고양이 및 닭이 실제로 감염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아직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내에서 복제돼 다른 사람과 동물에게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여전히 그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이프는 "우리는 돼지의 포친 델타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및 조류의 세포에 결합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 연구의 다음 단계는 과연 이 질병에 걸린 돼지가 병아리에게, 혹은 병에 걸린 병아리가 돼지에게, 혹은 사람에게 이 질병을 옮길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의 항체를 분석해 그것이 정말로 감염되는지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사스와 메르스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노출 2~4일 후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콧물, 재채기, 기침, 인후통, 피로, 발열 등 경미하다. 하지만 사스와 메르스는 다르다.

사스는 고열, 두통, 신체 통증, 경미한 호흡기 증상 및 전반적인 불편함을 유발한다. 모든 환자의 10~20%는 설사를 경험하며 감염 2~7일 후에는 마른 기침, 저산소증이 나타난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메르스는 발열, 기침 및 호흡 곤란 등 심각한 급성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일부 환자는 구토 및 설사와 같은 위장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폐렴이나 신부전이 발생하며 환자 10명 당 3~4명이 사망한다.

사스 및 메르스 감염에 대한 정확한 치료법은 현재 없다. 임상의는 증상을 완화하고 장기 기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아직 연구 개발 중이다.

▲사스와 메르스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출처=게티이미지)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