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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열탕 목욕,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증상 개선해

   김현영 기자   2018-05-16 17:15
▲ 일본식 욕조에서 열탕 목욕하는 여성 (출처=셔터스톡)

최근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가진 비만 여성들이 규칙적으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대학교(University of Oregon) 연구진이 비만이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 두 달 동안 일주일에 3~4번씩 열탕 목욕을 하게 한 결과, 지방 조직과 심혈관 건강에서 유익한 변화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열탕 목욕을 이용한 열 요법(heat therapy)으로 당뇨병을 비롯해 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은 가임기 여성에서 10명 중 적어도 한 명 꼴로 나타나는 내분비질환이다. 난소와 부신에서 남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지고,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며, 난소에 낭종(물혹)이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당뇨병, 비만, 불임, 지방조직의 기능 장애, 염증 발생의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높다.

 

열탕 목욕, 비만 여성에게 이로워

이 연구를 진행한 오리건대 생리학과 박사학위 지원자인 브렛 로마노 엘리는 “우리 몸이 반복적으로 열에 노출되면 대사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염증이 일부 제거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과식으로 인해 과도한 지방이 혈액 내에 쌓이면 염증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아지는 데, 열 요법으로 지방조직의 분해가 촉진되면서 지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서 보이는 흔한 대사 이상인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개선이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규칙적인 열탕 목욕이 하나의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을 약 두 달 동안 일주일에 3~4회씩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게 한 뒤 1시간 동안 머물게 했다. 연구진은 실험 시작과 종료 시점에 참가자들의 지방조직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으며, 두 달 동안 열 요법을 진행한 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인슐린 민감성 검사를 실시했다.

두 달 간의 실험을 마친 후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glucose tolerance test)를 수행한 결과, 실험 참가자들의 혈당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는 포도당 용액을 복용한 후 시간 간격을 두고 혈당 수치를 측정해 포도당이 대사되는 속도를 알아보는 검사로 당뇨병을 진단하기 위해 사용된다. 

실험 참가자들의 심장박동수와 혈압도 낮아졌다. 신진대사와 심장 건강을 측정한 결과, 비만과 관련된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도 현저히 낮아졌다. 심지어 일부 참가자는 실험이 진행됨에 따라 월경 주기가 좀 더 규칙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일정 시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목욕을 규칙적으로 하면 다낭성난소증후군과 관련된 생리학적 과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열 요법의 다양한 이점을 입증한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럿 나와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에 대한 열 요법의 효과를 살펴보는 동시에 열 요법 시행 전과 후에 지방조직의 변화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유산소 운동을 하는 여성들 (출처=셔터스톡)

 

열탕 목욕, 유산소 운동과 비슷한 효과

열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마치 운동을 한 것처럼 땀이 난다. 오리건대 연구진은 규칙적으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실제로 유산소 운동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봤다. 유산소 운동을 할 때나 열탕 목욕을 할 때 둘 다 체온이 올라가면서, 우리 몸이 체온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활성화해 피부로 가는 혈류량이 크게 증가한다.

엘리는 "이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뜨거운 욕조 안에 앉아 있는 피실험자들의 혈액순환 패턴이 유산소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열탕 목욕을 할 때 나타나는 혈액 흐름의 변화가 유산소 운동을 할 때 혈관 건강에 나타나는 이점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규칙적인 열탕 목욕은 한 달 만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지만 대부분의 효과는 두 달 이후 한층 분명하게 나타났다. 

한편 엘리는 이처럼 열탕 목욕에 유산소 운동 효과가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 몸이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열충격단백질(heat shock protein)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충격단백질은 세포가 열과 같은 충격을 받았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합성하는 단백질로, 손상된 인슐린 수용체를 치료하고, 염증을 줄이며, 혈관의 기능과 구조를 향상하는 데 관여한다. 이번 연구에서 열 요법을 진행하는 동안 열충격단백질 수치가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이는 열충격단백질이 비만인 여성에서 염증을 줄이는 동시에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메디컬리포트=김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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