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출처=게티 이미지)

최근 우울증과 관련된 유전적 변인이 발견됐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14%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 기존에 확인된 우울증 관련 유전적 변인은 14가지였으나, 최근 30가지 이상 우울증 관련 유전적 변인이 밝혀졌다.

유전적 변인으로 우울증을 확인하다

우울증은 장애 및 사망, 자해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수백만 명 이상 우울증 환자 중 50% 이하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증상이 심각한 경우, 자해나 자기 파괴적 행동을 자행하기도 한다.

최근 연구가 실시되기 전까지 전문가들은 항우울제를 처방할 뿐, 우울증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유전적 변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에 정신의학 유전체 컨소시엄 소속 과학자 200명이 최근 우울증과 유전변인에 관한 연구를 주도해 놀라운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대, 호주 퀸슬랜드대학을 포함한 여러 기관 출신이다.

연구진은 13만 5,458명 환자군과 34만 4,901명 통제군을 대상으로 유전체 연관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 또한 44개 독립 유전자 자리와 중요한 유전자 자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전자 자리는 유전학에서 염색체에 특정한 유전자가 위치한 고정적인 위치를 의미한다. 특정 유전자로 정렬된 유전자 자리 리스트를 유전자 지도라고 부르며, 이는 특정 유전적 특성의 유전자 자리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한다.

연구진이 확인한 유전자 자리는 주요 우울증의 임상적 징후와 연관돼 있다. 또한 연구진은 환자군과 통제군 간 해부학적 차이를 증명하는 구체적인 두뇌 부위를 확인했다. 확인된 유전자 자리는 조현병과 체질량지수, 교육 정도 같은 조건과도 연관이 있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로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킹스칼리지런던 제롬 브린 박사는 "이번 연구로 우울증 유전학이 한 단계 발전했다"며 "새로 발견된 유전적 변인은 우울증 치료를 활성화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유전자 자리는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다. 일부는 많은 유전자 자리를 가진 반면 어떤 사람들은 적게 가지고 있다. 또, 이 유전자 자리로 우울증과 관련된 유전적 위험 요인을 판단할 수 있다.

이는 과다 발현된 유전자 자리를 표적으로 삼아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유전과 외부 스트레스 요인이 결합해 우울증 위험성이 높아지는 방법에 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전망이다.

▲벽을 등지고 앉아있는 쌍둥이 자매(출처=게티 이미지)

유전학과 주요 우울증

스탠포드의대는 과거 유전과 우울증 연관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탠포드의대 정신과 및 행동과학과 더글라스 F. 레빈슨 교수는 "우울증에서 유전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쌍둥이인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란성 쌍둥이와는 달리 일란성 쌍둥이는 100%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울증에서 유전이 한 축으로 작동한다면, 일란성 쌍둥이는 쌍둥이가 아닌 형제자매에 비해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높다. 이럴 경우 우울증의 예측 유전율은 40~50%이지만, 증세가 심각할 경우 더 높아진다.

우울증 환자 대부분은 유전적 요인이 50%, 신체 또는 심리적 스트레스 인자인 비유전적 요인이 50%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비유전적 요인은 우울증 위험성 정도에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유전적 변인이 적은 사람 중 비유전적 요인이 우울증 위험성을 높이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울증에 관한 가족력은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부모나 형제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우울증에 대한 취약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0~30% 높다.

유전된 우울증은 들리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부모의 유전자는 결합돼 아이들에게 유전된다. 불안증이나 양극성 장애 같은 다른 정신 질환이 결합된 경우, 우울증이 유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치료법에 관한 모든 가능성을 연구 중이다.

[메디컬리포트=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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