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출처=셔터스톡)

의료용 임플란트를 사용하는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중 하나가 박테리아 감염이다. 인공 관절 수술이나 치과용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미생물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샬머스공과대학의 연구진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임플란트에 달라붙는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 그래핀 소재를 임플란트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프로세스(출처=셔터스톡)

그래핀 스파이크, 임플란트용 항균 솔루션

하나의 원자로 된 두꺼운 탄소층으로 만들어진 그래핀은 여러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래핀은 강철보다 단단하지만 유연성이 있으며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전기와 열의 전도성이 우수하며, 투명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사람의 머리카락 한 가닥보다 100분의 1 정도로 작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그래핀을 여러 소재의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산업이 늘고 있다.

그래핀의 또 다른 용도는 항균제이다. 기존의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항균제와 비교해 볼 때 그래핀은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화학약품이나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재 자체를 미생물을 죽일 수 있도록 매우 작은 크기로 다듬을 수 있다. 샬머스공과대학에서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래핀의 특성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는 강력한 탄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물질은 얇은 표면을 코팅하는 화학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으로 가공할 수 있다. 연구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온, 보통 아르곤이나 수소, 메탄가스로 가열한 진공실에 샘플을 배치한다. 그리고 고온이 가스 분자의 반응을 촉발시키면, 탄소 원자로 된 얇은 막이 생성되며, 그래핀이 만들어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플라즈마 강화 CDV 방법을 사용해 수직 그래핀을 만들어냈다. 그 후, 가스 이온화를 유도한 샘플 표면에 전기장 효과를 적용했다. 이 방법으로 탄소 층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만들 수 있었다.

유해한 박테리아만 제거해야

이 프로세스의 최종 단계에서 박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우수한 방어기제인 그래핀 스파이크를 만들 수 있었다.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 같은 박테리아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스파이크는 해로운 박테리아가 임플란트 표면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낸다. 물론 이때 좋은 박테리아에게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만, 효과는 임플란트 부위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소화관의 미생물군유전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두꺼운 원자로 된 스파이크는 임플란트에 달라붙는 박테리아를 멀리 떼어낸다. 한편, 사람의 세포는 스파이크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스파이크에 접촉하게 되는 사람의 세포는 미세한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박테리아만을 예방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박테리아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항생제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병원균으로 인해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본 연구의 공동 저자인 지에 선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그래핀을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재의 안전성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진들은 다음 연구에서 그래핀 스파이크로 코팅된 임플란트를 동물 세포에 적용해, 그 효과를 시험할 계획이다.

의료분야에서의 그래핀

2014년 기준, 그래핀이 전세계적으로 급부상해, 실리콘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료계의 여러 분야에서는 이미 그래핀을 여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1. 암 치료: 과학자들은 생체에 적합한 폴리에틸렌 글리콜(연고 등의 유화제)로 코팅된 나노 크기의 그래핀을 만들어 쥐의 종양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2. 신경계 질환의 치료: 신경계 질환의 수많은 치료법 중 하나는 신경줄기세포 치료법이다. 그러나 신경줄기세포는 적절한 미세환경을 만들 수 있는 골격을 필요로 한다. 한국의 연구진들이 신경줄기세포를 위한 미세환경을 지탱할 수 있는 그래핀 시트를 발견했다.

3. 산아 조절 및 STD 예방: 라텍스는 계획 없는 임신과 성관계로 전염될 수 있는 질병(STD)을 예방하기 위해 수년간 콘돔 생산에 사용된 소재다. 맨체스터대학의 연구진은 피임 기구를 개선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그래핀 라텍스 혼합물을 사용해 기존 모델보다 강력하고 안전하며 유연성 있고 얇은 신형 콘돔을 생산했다.

4. 항미생물제: 그래핀을 사용해 박테리아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은 이전부터 나왔었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의 연구진은 그래핀으로 코팅된 스텐트와 기타 의료 기기를 개발할 계획 중이다. 그래핀 코팅은 수술을 보다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메디컬리포트=유세비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