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naver_post kakao_plus

어린 시절 스트레스, PTSD 위험 높인다

   강민경 기자   2018-05-09 13:29
▲스트레스를 느끼는 청년(출처=게티이미지)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 병원과 파키스탄 카이버의과대학의 연구진이 인생 초기 단계에서 겪는 만성 스트레스가 나중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개정신의학회지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은 쥐 모델과 인간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어린 시절에 겪는 만성 스트레스가 그렐린(Ghrelin)이라는 호르몬의 양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그렐린 호르몬은 굶주림 호르몬이라고도 하며, 식욕을 자극하는 동시에 지방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연구진에 따르면 이 굶주림 호르몬에는 또 다른 부작용이 있다. 예를 들어 쥐 모델에서 그렐린 호르몬의 양이 증가하면 스트레스 상황을 겪은 지 시간이 오래 지난 후에도 쥐가 극심한 공포를 느낄 위험이 높았다. 단 그렐린 호르몬의 신호를 차단하면 이런 위험이 감소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기 구센스는 "반복적인 스트레스 노출과 그렐린 호르몬 방출 사이의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이전 연구가 이미 존재하지만, 우리의 연구는 청소년기 그렐린 호르몬 상승이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렐린 호르몬 증가가 PTSD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한 최초의 실험이다"라고 설명했다.

감정적인 반응 증가

이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 동안 인간은 감정적인 반응이 증가하는 상황을 겪는다. 그래서 이 시기에 만성 스트레스를 겪으면 나중에 정신 건강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다. 뇌의 편도체처럼 공포에 반응하는 구조는 청소년기에 발달한다. 즉 청소년기의 스트레스로 인해 이런 뇌 구조 발달이 방해받으면 두려움과 공포에 반응하는 뇌 구조가 분열된다.

연구진은 사춘기인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사춘기 쥐에 만성 스트레스를 유도하고 같은 기간 동안 대조군을 관찰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쥐는 24시간이 지난 후 체내 그렐린 수치가 더 높았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높아진 그렐린 수치가 무려 130일 동안이나 높은 상태로 유지됐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으로 따지면 12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구센스와 그녀의 연구팀은 스트레스로 인한 그렐린 상승을 연구하기 위해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는 핸들링 연습을, 다른 그룹에는 만성 스트레스 유도를 2주 동안 실시했다. 두 쥐 그룹은 2주 후 공포 조절 훈련을 받았다. 이것은 어떤 소리가 들릴 때마다 발에 가벼운 자극을 주는 실험이다. 소리가 들리고 발에 충격이 오면 쥐들은 움직임을 멈춘다. 나중에는 그 소리를 듣기만 해도 움직임을 멈추게 된다. 그런데 핸들링 연습을 했던 대조군의 공포 기억은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쥐들보다 높지 않았다. 즉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됐던 쥐들은 충격과 공포에 더 민감해져 오랜 시간 움직임을 멈추고 얼어붙어 있던 반면 그렇지 않은 쥐들은 얼어붙어 있는 시간이 더 짧았다.

이 쥐 모델 분석을 염두에 두면서 연구진은 인간이 겪는 장기간의 스트레스가 그렐린 수치를 증가시키는지 연구했다. 이들은 파키스탄의 한 지역이 연구에 적합하다고 결정했다. 그곳에서는 테러 공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테러를 경험한 평균 연령 14세의 어린이 88명을 입원시켰다. 이 아이들은 과거 4년 이내에 가족을 잃었거나 스스로 신체 상해를 입은 어린이들이었다. 그리고 연구진은 외상을 겪지 않은 어린이들로 대조군을 설정했다.

외상을 겪은 적이 있는 어린이의 혈액에는 대조군의 혈액보다 2배나 많은 그렐린이 들어 있었다. 연구진은 외상읠 겪은 어린이의 부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외상을 겪은 적이 있는 어린이들은 대조군에 비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고립됐으며 감정 조절을 잘 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어린이들의 BMI 수치를 검사했다. 모든 아이들은 자신의 연령대에 맞는 평균 BMI 수치를 보였지만, 외상을 겪은 아이들의 BMI가 대조군보다 약간 낮았다.

그렐린 수용체 차단

연구진은 스트레스 유발성 공포 반응에 대한 그렐린 신호 전달 차단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3번으로 시기를 나눠 그렐린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 유도와 공포 조절 사이의 2주 동안 약물을 투여했고, 두 번째는 스트레스 유도를 하는 2주 동안만 약물을 투여했고, 세 번째는 공포 조절 2주 전과 스트레스 유도 2주, 즉 총 4주 동안 약물을 투여했다. 그 결과 수용체가 4주 동안 내내 차단되는 경우에만 스트레스 유발 공포가 사라졌다. 스트레스 유도를 하던 중이나 그 전에 약물을 투여받은 경우에는 스트레스 유발 공포가 사라지지 않았다.

구센스는 그렐린 수치 상승으로 유발된 PTSD와 같은 반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렐린 수용체가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은 후 모두를 포함해 상당히 오랜 기간 차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뇌 세포가 높은 그렐린 수치에 노출되면 점점 호르몬 감수성에 내성을 갖게 된다. 이것은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된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것을 미연에 방지한다면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그렐린 호르몬 컨셉(출처=셔터스톡)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베스트 뉴스
내가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