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적당한 알코올은 건강에도 어느 정도 좋다고 알고 있지만, 이젠 다시 생각해봐야 할 듯 싶다. 최근 한 연구에서 적당한 수준의 알코올이라도 심장과 순환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 현지 정부가 권장한 양보다 더 많은 알코올을 마시면 조기 사망 위험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음주를 하면 심부전증이나 치명적인 동맥류 및 뇌졸중,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까지는 적당한 음주는 심장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간주됐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더욱 놀랍게 다가온다. 알코올이 수명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음주와 평균 수명

이번 연구는 전 세계 19개국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의 건강 습관과 음주 습관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인의 교육과 연령, 직업, 당뇨병 여부, 흡연 등의 상태도 고려됐다.

전반적으로 연구팀은 일주일에 약 100g가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또한, 알코올 섭취와 뇌졸중 위험 사이에는 선형관계가 존재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주당 약 5잔의 알코올 혹은 100g의 순수 알코올에 해당하는 13% ABV(알코올 도수) 와인 5잔가량을 안전 상한 한도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이 한도를 초과한 사람들은 평균 수명이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주당 10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1~2년 정도 더 줄어들었지만, 주당 18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4~5년 더 감소했다.

▲일주일에 약 100g가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사망 위험이 가장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6년 기준으로 영국의 음주 권장량은 1주일에 14잔을 넘지 않는 것이다. 와인이나 맥주는 6잔을 넘지 않아야 한다. 이 지침은 남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최근 학술지 랜싯은 이 권장량의 수치를 더 낮출 것을 권장했다. 남성의 경우 미국 지침의 권장 상한인 주당 196g에서 주당 100g으로 줄이면 40세 때 평균 수명이 1~2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유형의 심혈관 질환과 알코올 섭취 사이의 연관성도 조사, 음주가 뇌졸중과 대동맥류, 고혈압과 심장 마비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 신체에 현저한 도움을 주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비교해보면, 알코올 섭취는 다소 낮은 비치명적인 심장 마비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구는 심혈관 질환과 알코올 섭취 사이의 관계와 관련해, 대부분의 심혈 관계 질환은 알코올이 혈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좋은 단백질이라고 하는 HDL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비록 알코올이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 마비의 낮은 위험 수준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알코올 섭취가 다른 심각한 심혈 관계 합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하에, 이러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음주를 줄이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감소될 수 있다(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음주와 관련 질병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안젤라 우드 박사는, 주당 음주량을 줄이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지고, 궁극적으로는 기대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 마비의 낮은 위험성과 음주로 인한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사이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심장 재단의 빅토리아 테일러 선임 영양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다른 나라들에 영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음주 지침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역시 음주와 관련한 일련의 지침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는 또한, 영국의 권장 지침이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권장량보다 더 많이 마신다며, 제한적인 권장 지침보다도 더 적게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디컬리포트=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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