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을 쥐고 있는 아기의 손(출처=셔터스톡)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merican College of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가 신생아가 생후 4~6개월부터 땅콩 제품이 포함된 이유식을 시작하면 땅콩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학회는 습진이나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는 땅콩 알레르기도 있을 확률이 높으며, 병원에서 테스트를 받은 후 이유기에 땅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이라고 권고했다. 피부 테스트에서 땅콩 알레르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오면, 우선 병원에서 의사의 감독 하에 땅콩 제품을 먹여본다. 위험이 낮은 경우 별다른 조치 없이 가정에서 이유기에 땅콩이 포함된 음식을 먹인다. 하지만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오면 이미 땅콩 알레르기가 생긴 것이므로 땅콩 제품을 먹여서는 안 된다. 학회는 이유기에 아기에게 땅콩 제품을 먹이기 전 의사와 상의하라고 권고했다.

과거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연구들은 그저 땅콩을 먹지 말라고만 주장했다. 하지만 학회의 가이드라인으로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개념이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생후 4개월부터 알레르기 유발 항원에 노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레르기는 어린이에게 더욱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땅콩 알레르기는 다른 알레르기와는 달리 나이가 든다고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신생아 때부터 노출시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학회는 조언했다.

하지만 엄마들은 여전히 이유식에 땅콩 제품을 포함시키기를 꺼리고 있다. 조사 결과 상당수 엄마들이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일부는 아예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막 출산한 아기 엄마 1,000명과 임산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알고 있는지와 땅콩 제품을 이유식에 포함시킬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3%가 가이드라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61%가 자신의 아이가 음식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아예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으며 31%만이 6개월 이전에 아기에게 땅콩 제품을 먹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49%는 아기의 피부 테스트를 원한다고 답했으며, 44%는 아기가 어릴 때부터 땅콩을 먹어도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병원에서 땅콩을 먹여보는 테스트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땅콩 알레르기가 과민증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출처=셔터스톡)

땅콩 알레르기는 3세 이하 유아에게서 가장 흔한 음식 알레르기이며, 어린이 중 1~2%가 땅콩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다른 음식 알레르기나 습진이 있는 어린이는 땅콩 알레르기가 생길 확률이 높다. 땅콩 알레르기가 과민증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땅콩 알레르기는 미국에서 음식 알레르기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유발한다. 하지만 학회가 제시한 간단한 가이드라인을 따르기만 해도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부모는 증상을 관찰함으로써 아기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땅콩 알레르기 증상으로는 전신 두드러기나 부어오름, 콧물, 재채기, 눈물, 메스거움, 입 가려움, 구토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혈압이 떨어지거나 혀와 목구멍이 부어오를 수 있다. 이는 과민증 증상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 알레르기는 자가 진단이 어려우므로, 병원에서 피부나 혈액 테스트를 받는 것이 확실하다.

땅콩 알레르기는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5세까지 땅콩 알레르기를 이겨내는 어린이는 20%에 불과하다. 또한 10세가 넘어가면 땅콩 알레르기가 사라질 확률이 거의 없다. 하지만 6세까지는 희망이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땅콩에 대한 체내 관용성이 발달하기가 더 쉽고, 나이가 들수록 땅콩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IgE 항체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메디컬리포트=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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