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가 유행하고 있는 국가 분포도(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모기로 인해 유발되는 질병 가운데 하나인 말라리아. 이 질병은 얼룩날개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플라스모디움 속에 속하는 열원충이 적혈구에 감염돼 발생한다.

특히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들은 모기를 더 많이 끌어당기는 물질을 갖고 있는데, 새 연구에 따르면 말라리아 환자의 알데히드 냄새가 모기들을 유인하는 촉매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말라리아에 걸린 어린이가 모기를 유인하는 화합물은 알데히드다

말라리아와 알데히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말라리아 발생 건수는 약 2억 1200만 건이다. 이 가운데 사망은 42만 9000건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질병 가운데 하나다. 2010년 이후로 제정된 통제 조치로 인해 사망률은 29% 감소했지만, 아직도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은 말라리아로 고통받고 있다. 사실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 건수의 약 90% 이상, 사망 건수의 92% 이상이 바로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

이에 수년에 걸쳐 과학자들은 새로운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 예방 조처를 취하기 위해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그중에서도 런던 위생열대 의대와 워싱턴 대학 및 연구소, 로담스테드 연구소, 국제 곤충 생리생태 센터, 카디프 대학은 최근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들의 냄새가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가장 매료시키는 대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실험을 위해 연구팀은 말라리아에 걸린 어린이들의 양말로 이들의 피부 냄새를 조사했다. 냄새가 모기에 미치는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풍동 실험으로 양말을 테스트한 결과, 말라리아 진행 단계에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가 모기를 유혹하는 매력적인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한 아이들이 모기에게 미치는 매력도를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을 조사했는데, 공기 연행법을 활용해 56명의 케냐 출신 어린이들의 발 냄새 샘플을 수집했다. 말라리아 기생충의 수를 측정하기 위한 혈액 검사도 진행됐다.

56명 어린이의 발 냄새 샘플 외에도 기생충이 없는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의 16개 발 냄새 샘플, 말라리아의 밀도가 다른 어린이들의 101개 발 냄새 샘플 역시 수집했다. 혈액 샘플에 있는 기생충 수를 토대로 한 냄새 프로파일 작성을 위해서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를 활용해 냄새 샘플의 여러 화합물을 분리하고 정량화했다.

냄새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모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이뤄졌다. 더듬이를 마이크로 전극에 연결해 모기의 관심을 끄는 화학 물질의 성분을 조사했다.

이러한 모든 테스트를 거친 결과, 모기를 유인하는 여러 화합물은 바로 알데히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발견한 알데히드는 헵타날과 옥틸알데히드, 노나날 등으로, 말라리아에 걸린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모기를 끌어당기는 알데히드양이 더 많았다. 또한, 혈액 내 말라리아 밀도가 더 높은 경우, 더 많은 알데히드를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제임스 로간 교수는 이번 결과는 말라리아 연구 개발에 필수적이라며, 다음 단계는 기생충이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냄새를 변화시키는지를 이해하고 또한 알데히드를 바탕으로 한 모기의 새로운 미끼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또한 땀 같은 신체의 특정 체액 분석을 통해 말라리아에 대한 새로운 진단 검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신체의 냄새나 땀의 화학적 분석을 통해 감염을 알아내는 스마트워치나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말라리아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말라리아는 주로 어린이들이 많이 감염되지만, 특히 5세 미만의 어린이는 가장 많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바로 말라리아 사망의 약 75%가 5세 미만의 어린이들로, 이에 조기 진단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사망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 진단의 효과적인 방법은 혈액에 기생충이 존재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으로 다음의 몇 가지 진단법이 있다.

1. 현미경 진단 : 환자의 혈액 샘플을 현미경으로 분석해 말라리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2. 항원 검출 진단 : 혈액에서 말라리아를 탐지할 수 있는 검사 키트로, 현미경 진단을 활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 많이 이용되는 신속 진단 테스트 가운데 하나다.

3. 분자 진단 : 혈액 도말 현미경 진단에 비해 더 민감한 진단법이다. 그러나 다른 검사와 비교해 신속한 진단을 끌어내지는 못한다.

말라리아 치료에는 클로로퀸과 퀴닌 등의 항말라리아 약물이 사용된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클린다마이신과 독시사이클린 같은 항생제가 활용될 때도 있다. 이외에도 약물 내성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복합 약물도 이용된다. WHO는 단순한 말라리아 감염의 경우, 아르테미시닌 기반이 병용 요법을 치료 정책으로 권장하고 있다.

[메디컬리포트=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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