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는 환자를 일시적으로 의식 상실의 상태로 만들어 고통을 덜어준다(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수술을 앞두고 꼭 받아야 하는 마취. 수술 유형에 따라 전신 마취 혹은 국소 마취 등 마취의 종류와 양이 다르게 투여된다. 그러나 어린 아동이 마취제에 노출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예로, 2016년 한 연구에서는 마취제를 아동에게 여러 번 투여할 경우 두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뇌의 기능적인 측면과 관련돼 더 세부적인 부정적 영향이 발견됐다.

▲마취는 국소, 부위, 전신 마취로 나뉜다

마취의 역할과 유형

마취는 일시적으로 의식 상실의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환자가 수술을 받는 동안 느낄 수 있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근육이 이완되고 무의식을 유도시킨다. 마취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 국소 마취 : 경미한 수술에서 통증 예방을 위해 신체의 일부분만 마비되는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국소 마취하에서 환자가 수술 중 깨어날 가능성도 있다.

2. 부위 마취 : 국소 마취보다 더 큰 부위를 마취하는 방법으로, 근육을 풀고 수면을 유도하기 위한 추가 약물이 투여될 수 있다. 부위 마취의 경우 환자의 팔과 손, 다리, 발, 얼굴에 영향을 주는 말초 신경 차단, 그리고 둔부와 다리, 복부 등 몸의 전체 부위에 영향을 주는 경막외 마취 및 척추 마취의 2가지 유형이 있다.

3. 전신 마취 : 뇌와 전신에 영향을 주는 마취로, 이 상태에서 환자는 의식이 없고 수술 중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마취약은 신체의 특정 부위와 신경 사이의 연결과 뇌 영역과 신경 세포 사이의 신호를 완전히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통증 신호가 신경에 의해 뇌로 전달되는 것을 방지한다. 가령 치과용 국소 마취제인 노보카인이 구강 내 신경을 차단하고 출산할 때 사용되는 경막은 척수와 골반의 신경을 차단하는 것 등이다.

▲마취제를 여러 번 받은 아동은 소근육 운동이 감소한다(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어린이 마취의 부정적 영향

이처럼 마취제는 고통과 통증을 없애기 위해 수술 전 필수적으로 수행하는 절차지만, 나이가 어린 아동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식품의약국(FDA)은 2016년 3세 미만의 어린이가 마취제에 장기간, 혹은 반복적으로 노출되거나 임신 3개월의 산모가 수술 중 마취제를 투여받을 경우 아동 두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더해 미 미네소타에 소재한 메이오 클리닉은 최근 연구를 통해 어린이가 마취제에 여러 번 노출될 경우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병원은 미네소타에서 1994~2007년 사이에 태어난 997명을 대상으로 3세 이전까지의 마취제 노출 횟수를 조사했다. 2번 이상 마취를 받은 사람은 약 206명, 1번은 380명, 그리고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들은 411명으로, 이 3그룹은 모두 비슷하게 귀와 코, 인후 수술시 마취를 받았다.

연구팀은 마취제가 어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8~12세, 혹은 15~20세 등 특정 연령대의 의료 기록을 조사하고 뇌 기능 검사를 수행했다. 부모에게도 아이들의 행동과 관찰 가능한 뇌 기능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연구 결과, 지능과 기억력 및 기타 기술을 수행하는 뇌 기능은 3그룹 간 상대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마취제를 여러 번 받은 경우, 소근육 운동이 어느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소근육 운동은 펜이나 연필로 그림을 그릴 때, 그리고 독서 중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뇌 기능이다. 부모를 통한 정보 수집에서도 여러 번 마취를 받은 아이들은 공격적인 행동이나 사회적 위축, 규칙 위반 등의 눈에 띄는 행동 및 학습 문제가 나타났다.

반면 한 번만 마취를 받은 3세 이하의 어린이들의 경우, 충동 조절이나 계획과 같은 집행 기능에 문제가 발견되긴 했지만, 뇌 기능에서는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FDA 역시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3세 미만의 어린이가 장기간 혹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마취제에 노출되면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마취 지침을 발표했다. 또한 임산부의 경우 마취제가 발달 중인 태아의 뇌에서 상당한 양의 신경 세포에 손상을 주면, 아기의 행동 및 학습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리포트=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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