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통제 및 예방 센터 본부(출처=위키 미디어 커먼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악몽의 박테리아'에 대한 경고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는 박테리아 감염이 미국 내에서 수백 건 보고됐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항생제 내성 병원균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내성을 갖춘 박테리아, 기생충, 바이러스, 곰팡이는 예방과 감염 시 치료가 어려워 조기 사망 확률이 높다. 항생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이러한 박테리아가 확산되면 단순한 감염으로도 사망할 수 있으며 수술과 암 치료 도중에도 감염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17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221건의 내성 박테리아 감염 건수가 보고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매년 2만3,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항생제에 내성인 생긴 병원균에 감염돼 사망한다. 항생제 내성이 나타나는 양상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모든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병원균은 특별한 내성 유전자를 갖추고 있어 끊임없이 진화하고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연구실에서 분석한 박테리아 감염 네 건 중 한 건 꼴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는 내성을 다른 박테리아에 전파해 전 세계적으로 악몽의 박테리아를 급속도로 확산시킨다.

또한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람 10명 중 한 명 꼴로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다른 사람을 쉽게 전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은 미생물들 사이에서 유전적 변화를 통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적 변화를 인간이 가속화시킨 측면이 크다.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미생물의 항생제 내성을 더욱 급속도로 강화시킨 것이다.

특히 가축에게는 전문가의 감독 없이 항생제를 오랫동안 투여해왔다. 이로 인해 병원균이 내성을 갖추게 되고 농장에서 슈퍼버그가 출현하게 됐다. 또한 의사들도 박테리아에 감염되지도 않은 환자들에게 항생제를 과도하게 처방해 병원균의 항생제 내성을 키운 셈이 됐다. 감염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 후에 실제로 병원균에 감염됐을 때 항생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항생제 내성 병원균의 위기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병원균의 항생제 내성이 보고되고 있다.

- 내성을 갖춘 병원균에 감염되면 사망 리스크가 높아져 헬스케어 비용이 더욱 많이 든다.

- 폐렴간균과 같은 특정 병원균은 가장 최근에 개발된 카르바페넴계 항생물질에도 내성을 갖춰 감염 시 사망률이 매우 높다.

- 대장균 등 일부 병원균은 플로로퀴놀론(fluoroquinolone) 항생제에 내성을 키웠다.

- 호주, 일본, 스웨덴, 영국을 포함한 10개 국가에서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항생제로 임균 감염증 치료에 실패한 사례가 보고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내성을 갖춘 병원균에 대응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전염 가능한 사례를 파악해 슈퍼버그의 확산을 막는다.

2. 슈퍼버그 감염자와 보균자를 파악한다.

3.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통제 조치를 시행한다.

4. 내성을 갖춘 미생물을 파악해 대응 방법과 건강 관리를 개선한다.

[메디컬리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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