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위생 실천으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출처=셔터스톡)

흔히 청결을 위해 손을 자주 씻으라고 말하지만, 항상 뭔가를 잡거나 만지는 손을 매번 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손을 씻는 아주 간단한 이 방법이 실제로 사망률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위생 실천에 대한 기존 방식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손 씻기와 건강 혜택

연구를 진행한 프랑스 연구팀에 따르면, 손 위생 프로토콜(Hand hygiene protocols)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감염 예방법은 병원을 비롯한 모든 의료 시설에서 환자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양로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손 위생 프로그램을 시행했을 때의 파급 효과 및 이점을 살펴봤다.

▲손 위생 프로토콜의 감염 예방법은 환자 사망률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연구팀은 무작위 대조 연구를 통해 병원 환경 밖에서 손 위생 관행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연구 결과 주민들과 양로원 방문객, 건강 관리 직원들에게 규칙적으로 손을 씻는 프로토콜을 제정하면 항생제 처방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사망률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실험은 2014년 4월부터 진행됐으며, 총 26곳의 현지 양로원을 1년간 관찰했다. 26곳 가운데 임의로 13곳을 대조군으로, 나머지 13곳은 실험 개입 그룹으로 지정했다. 연구팀은 프로그램을 위해 손 소독제를 통한 손 위생 솔루션과 디스펜서 형식의 손 위생 솔루션을 설치했다. 또한, 이벤트나 포스터를 통해 손 위생 습관을 촉진하는 캠페인을 시행했다. 이 캠페인은 실험 개입 그룹의 13군데 양로원에 구성된 현지 포커스 그룹이 보완하는 방식으로, 그룹은 직원들에게 손 위생 지침을 교육하는 임무를 맡았다.

▲손 위생 교육 프로그램은 관행을 개선하고 양로원 환자의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시점에는 온라인을 통해 직원들에게 퀴즈를 내, 충분한 점수를 얻지 못했을 경우 프로그램의 교육 부분에서 수업을 다시 듣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 개입 그룹의 사망률은 거주민 100명당 월 2.1명으로, 대조군의 2.65명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즉, 12개월 만에 대조군 그룹보다 평균적으로 더 낮은 사망률을 보인 것. 항생제 처방률 역시 감소했는데, 개입 그룹은 100명당 항생제 일일 복용량이 5회인 반면 대조군 그룹은 5.8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수석 저자 로라 테미는 손 위생 프로토콜은 전통적으로 급성 환자 진료 환경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이번 연구로 인해 병원 공간 밖에서도 수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이자 APIC의 사장인 자넷 하스 역시 이번 연구가 손 위생에 중점을 둔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기존 관행을 개선하고 양로원 환자의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로원에서 감염 예방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로원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건강 상태가 더 심각하고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에도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TV 요리쇼는 위생 인식을 명확히 해 역할모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출처=픽시어)

요리사들의 위생 실천, 과연?

독일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이같은 위생 습관이 유명한 요리사와 아마추어 요리사들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보충 조사가 진행됐다. 연구팀은 다양한 100개의 인기 있는 요리 프로그램을 면밀히 관찰하며 위생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파악했다. 독일연방농식품부(BMEL) 산하 연구기관인 BfR(The German Federal Institute for Risk Assessment)의 안드레아스 헨셀 교수에 따르면, 그러나 요리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요리사들은 평균적으로 50초마다 한 번 정도로 중요한 위생 조치를 종종 무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는 이와 관련, 달걀이나 채소, 혹은 육류를 만진 후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모든 작업 단계가 끝난 후에는 도마를 씻어야 식중독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가지 일반적인 위생 규칙 간과 행동은 마른행주에 더러운 손을 그냥 닦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도마를 사용한 후 씻지 않고 다시 계속해서 재사용하는 점 등이 지적 사항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실험의 다음 단계에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요리 프로그램 영상을 개별적으로 보여줬다. 한 영상에서는 훌륭하게 위생 규칙을 실천하는 모범 요리사가, 다른 영상에서는 나쁜 위생 습관을 지닌 요리사가 등장해 같은 음식을 만들었다. 헨셀 박사는 실험 결과 영상에 나타난 주방 위생이 시청자의 위생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TV 요리쇼는 위생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해 역할 모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디컬리포트=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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