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123RF)

고령자들, 특히 고령의 여성들이 항생제를 과다 복용하면 심장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생제는 박테리아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약물로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를 과다 복용하거나 장기간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항생제가 심장 질환 위험 증가시켜

미국 툴레인대학 연구진은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은 고령의 여성과 적어도 2개월 이상 항생제를 복용한 고령의 여성을 비교한 결과 항생제를 복용한 노인 여성의 심장 질환 발병률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건강 연구를 위해 등록된 60세 이상의 여성 3만 7,516명의 데이터를 비교했다. 이 연구는 식단, 운동, 약물 사용 등의 여러 요소가 여성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장기간 연구였다.

연구진은 2004년에 간호사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를 통해 설문지를 발행해 항생제 사용 기간에 대해 '전혀 사용하지 않음' 혹은 '적어도 2개월 이상 복용'란에 체크한 사람들을 비교했다. 이 설문지는 40~59세 사이의 여성, 그리고 60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전달됐다. 이 설문지를 받은 여성들 3만 5,516명은 그 당시 암이나 심장 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2014년 중반 추적 관찰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여성 중 4,535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1,179명은 암으로, 600명은 심장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연구진은 항생제를 적어도 2개월 이상 복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질병 사망률이 19%, 심장 관련 질환 사망률이 57%나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을 포함해 2개월 이상 항생제를 복용한 중년 여성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높았으며 60세 이상의 항생제 복용자보다 높았다.

그러나 툴레인대학 연구 책임자인 루 치 박사는 심장 질환과 항생제 사용 간의 인과 관계가 정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암과 항생제 사용 간의 연관성도 밝혀지지 않았다.

뉴욕대학 랭곤 건강센터의 여성건강센터 소장인 니카 골드버그 박사는 "나는 이 연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항생제가 필요한 사람들이 항생제를 복용할 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항생제와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

항생제는 표적 변형에 따라 병원성 박테리아와 해로운 박테리아에 모두 영향을 주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항생제를 복용하면 갑작스런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이 조금 증가한다.

(출처=123RF)

2015년에 진행된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매크로라이드와 항생제가 기관지염, 폐렴, 성병 감염 등 여러 종류의 질병에 미치는 부작용을 조사했다. 아지스로마이신, 클라리스로마이신, 에리스로마이신 등의 유명한 항생제가 매크로라이드의 일종이다.

미국 심장학회지에 게재된 이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1966년부터 2015년까지 2천만 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3건의 연구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매크로라이드 및 다른 종류의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과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매크로라이드 항생제 복용 시 환자의 갑작스런 심정지 위험이 조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비교 분석만으로는 인과 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

중국 제일부속병원 심장의학과 연구원 우수화 박사는 "급성 심정지나 심장 질환 사망의 위험이 적기 때문에 의사들의 항생제 처방에 영향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매크로라이드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 그룹이며 매년 수백만 명의 환자가 이 약물을 처방받는다. 따라서 갑작스런 심장 질환 사망자의 총 수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메디컬센터의 사미 비스킨은 환자 8,500명 중 1명 꼴로 매크로라이드를 처방받고 있으며 우 박사의 연구 결과를 보면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스킨은 또한 매크로라이드 사용으로 인해 심작 박동 문제를 일으킨 환자 3만 명 중 1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안타깝게도 매크로라이드를 의약품 목록에서 없앤다면 의료계에 큰 문제가 생긴다. 매크로라이드는 위장에 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레지오넬라 폐렴, 클라미디아 감염증에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기 때문이다. 또 매크로라이드에 속하는 아지스로마이신이나 퀴놀론은 폐렴 치료를 위한 표준 지침이다. 따라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작은 부작용 때문에 항생제군 자체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무모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저작권자 © 메디컬리포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