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123RF)

고양이와 자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더 불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인류학회는 2017년에 반려견 및 반려묘와 인간의 유대감에 대한 연구 결과를 32건 발표했는데, 고양이와 인간의 유대감에 관한 연구는 그 중 4건 뿐이었다.

미국 가정에는 반려견보다 반려묘의 숫자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소유와 인간의 건강의 상관 관계를 연구할 때 반려견과 반려묘의 차이를 느낀다고 말한다.

혼합된 결과

네덜란드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보면, 노령의 고양이 소유자는 정신 건강 치료를 받고 있을 확률이 높았으며, 반려동물이 없는 다른 노인보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할 가능성이 낮았다. 반면 고양이 소유자들은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았다. 그러나 이미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고양이 소유자들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하거나 입원할 확률이 높았다.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여성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보다 소위 '술꾼'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미국 뉴욕의 바셋연구소 연구진은 개와 고양이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반려견을 키우는 6~7세 아동 370명과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아동 273명을 비교했다.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 소유 여부와 정신 질환의 수준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개와 함께 자라는 아이들이 불안을 느낄 확률이 조금 낮았다.

개를 키우지 않는 어린이의 약 21%는 임상 수준의 불안을 느꼈지만 개를 키우는 아이들 중에는 12%만이 불안을 느꼈다. 개를 키우지 않는 가정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 가기를 두려워하며 수줍음이 많다고 묘사했다.

출판된 보고서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CDC)에서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언론은 즉시 이를 보도했다. CDC는 반려견을 키운다는 사실이 아이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셋연구소 연구진은 이들의 데이터를 재검토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아이들 180명과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아이들 463명을 비교했다.

놀랍게도 고양이를 키우는 아이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진단받을 확률이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아이들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연구진은 고양이 소유 여부를 제외한 아이들의 나이, 가정의 경제 수준, 기타 요인 등을 똑같이 통제했는데, 고양이를 키우는 아이들의 주의력 문제가 훨씬 많았다. 또 고양이가 어린이의 불안 수준을 낮춘다는 결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특성이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정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불분명하다. 바셋연구소의 연구진이 세운 가설 하나는 고양이가 지니고 있는 톡소플라즈마 기생충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쳐 주의력 장애 및 정신 건강 문제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톡소플라즈마 기생충은 포유 동물의 세포에 침범하는 작은 기생 생물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가설일 뿐, 정확한 연구 결과는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고양이 자체와는 관련이 없는 요소가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과 동물 사이의 상호 작용을 다룬 연구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개를 키우는 성인에 비해 고양이를 키우는 성인은 긍정적인 감정, 양심의 척도 등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부정적인 감정, 신경증 등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결 가능성은 더 연구를 해 봐야 알겠지만, 부모가 고양이를 키운다면 심리적으로 유약한 성인일 가능성이 높고, 그런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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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의 표본을 포함한 연구에서는 결과 중 일부가 어떤 임의의 기회나 우연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순한 통계 우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캐리 웨스드가스는 고양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 소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논리적, 물리적 활동 가설 때문에 연구 자금을 지원받기 더 쉽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수의학교의 동물행동주의자이자 연구원인 미켈 델가도는 많은 사람들이 개가 자폐증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조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양이가 반사회적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고양이와 인간의 상호 작용을 연구할 가치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많다고 덧붙였다.

인간과 동물 간의 상호 작용 연구의 개척자인 존 브래드쇼는 치료, 탐지, 구조 등 사회적인 활동에 개가 널리 활약하기 때문에 개에 관련된 연구를 위한 기금을 모으기가 더 쉬우며, 개의 공격성이나 위험한 견종 등의 문제 또한 일반적이기 때문에 개 연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고양이는 영역 동물로서 특정 장소 안에서만 생활하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비정상적으로 행동한다. 또 고양이는 통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를 하기에는 개보다 부적합하다.

[메디컬리포트=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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