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자담배 관련 질병 발생이 늘어나면서 과학자들이 인구통계학적 세부 정보를 조사해 취약한 인구 계층을 밝혀냈다(사진=셔터스톡)

미국에서 전자담배 관련 질병 발생이 증가한 가운데, 과학자들이 인구통계학적 세부 정보를 조사해 취약한 인구 계층을 밝혀냈다.

전자담배 관련 질병에 걸리기 쉬운 연령 그룹을 조사한 새로운 연구는 미국 네브라스카대학 의료 센터가 실시한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젊은이의 75%는 전자담배로 니코틴 혹은 마리화나(대마초)를 피우는 것을 선호한다.

연구진은 전자담배 제품과 관련된 폐 손상( EVALI)에 대해 연구했고, 이 연구 결과는 예방의학 저널에 실렸다.

아직까지 전자담배가 암을 발생시켰다는 사례는 없지만 두 가지 독특한 사례는 희귀 질환과 관련이 있다. 

첫 번째는 캐나다의 10대 청소년에게서 나타난 폐쇄성 세기관지염, 일명 팝콘 폐 질환이다. 과거에는 버터 향료를 증기로 흡입해 전자 레인지로 팝콘을 만들어내는 팝콘 공장의 노동자들이 이 병에 자주 걸려서 팝콘 폐 질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두 번째는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주 걸렸던 코발트 폐렴이다. 이것은 일종의 진폐증으로, 탄광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이 이 병에 걸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인데, 한 전자담배 사용자가 이 질환에 걸렸다.

연구진은 미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자담배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진은 처음에 젊은 사람들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전자담배를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가정했지만, 연구 결과는 달랐다. 청소년들은 마리화나 혹은 니코틴을 피우기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1만 4,000여 명의 조사 참가자 중 12%가 지난 30일 동안 전자담배를 사용했다고 보고했다(사진=셔터스톡)

연구진은 미래 모니터링 연구에 참여한 1만 4,560명의 청소년의 데이터를 획득했다. 참가자들의 전자담배 이용 습관을 조사한 결과, 조사 참가자 중 12%가 지난 30일 동안 전자담배를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그중 7.4%는 니코틴, 3.6%는 마리화나를 사용했다.

이들 그룹의 24.9%만이 향료가 있는, 즉 여러 가지 맛이 나는 전자담배 제품을 사용한 반면, 75.1%는 니코틴, 마리화나, 또는 다른 물질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담배 제품에서 발견되는 것과 동일한 니코틴은 중독성 물질이며, 마리화나와 관련이 있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은 전자담배 관련 질환과 관련이 있다.

연구를 이끈 홍잉 다이 박사는 "우리는 청소년들이 단맛, 과일맛 등 다양한 맛을 선호해서 전자담배를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은 예상과 달리 니코틴과 마리화나를 피우기 위해 전자담배를 사용했다. 니코틴만을 사용한다는 청소년 흡연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10~12학년 청소년 중에는 니코틴이나 마리화나만을 피우는 학생이 더 많았고 남학생은 향료, 니코틴, 마리화나 등 세 가지 물질 모두에서 여학생보다 흡연률이 높았다.

비히스패닉 계열 흑인들은 니코틴을 주로 피웠으며, 향료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향료를 가장 덜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히스패닉 계열 백인들이었다. 소수의 히스패닉 계열 학생들은 니코틴을 주로 피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더 많은 청소년이 건강에 해로운 물질에 노출되고 있으며 니코틴이 들지 않은 담배를 피우더라도 더 많은 청소년들이 화학 물질에 중독되고 있다.

 

금연 목적으로 개발된 전자담배, 사실상 '실패' 

연방 기관인 질병통제 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9년 8~12월 동안 미국에서는 인종 별로 여러 가지 전자담배 관련 부상 사례가 확인됐다. 

백인들 사이에서는 약 1,135건의 EVALI 사례가 보고됐다. 흑인 중에선 56건, 미국 원주민 및 알래스카 원주민 중에는 9건이었다. 아시안,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중에는 34건, 히스패닉 중에는 248건이 보고됐다.

THC 함유 전자담배 제품과 관련된 사례는 백인이 854건, 흑인이 36건, 미국 및 알래스카 원주민이 7건, 아시아인과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이 18건, 히스패닉이 192건이었다.

이 연구 결과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전자담배 제품의 애초 목표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점이다. 전자담배 회사는 대부분 '금연'을 목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놓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전자담배를 이용해 금연을 시도하기보다는 더 다양한 담배를 피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청소년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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