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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오파지, 알코올성 간 질환 치료에 특효
등록일 : 2019-12-05 10:03 | 최종 승인 : 2019-12-05 10:03
김건우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바이러스를 일컫는다(사진=123RF)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한 연구팀이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에 박테리오파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밝혀냈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 질환 진단을 받은 손상된 간에 기생하고 있는 박테리아를 제거할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의 능력을 강조했다. 그리고 박테리오파지의 바이러스는 간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박테리아 잡아먹는 생명체 

박테리오파지, 축약해서 파지란 박테리아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를 지칭하는 '박테리오파지'라는 명칭은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생명체'라는 의미지만, 이 미생물은 단일세포인 고세균류를 표적으로 삼을 수도 있다. 

수천 종의 파지는 거의 모든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인간이 항생제가 없던 시절부터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와 함께 수백 년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프레데릭 트워트 박사와 펠릭스 데렐 박사는 흑사병과 콜레라에 파지 요법을 적용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사진=123RF)

파지가 인간 세포를 표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에 착안한 학자들은 이 바이러스를 박테리아 감염에 적용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하지만 1915년 파지를 발견했던 영국의 프레드릭 트워트 박사와 1917년 파지를 발견한 프랑스의 펠릭스 데렐 박사가 먼저 박테리아를 포식하는 이 미생물을 의료 분야에 응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흑사병과 콜레라에 파지를 적용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그리고 최초의 항생제가 개발돼 여러 질병에 효능을 보이기 시작하자, 파지를 연구했던 학자들은 실의에 빠졌다.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가 증가하기 시작하자 다시 파지 요법 연구가 재개됐다. 수많은 학자들은 내성이 높은 박테리아로 인한 전염병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써 파지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파지와 알코올성 간 질환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파지가 간 질환 중 하나에 작용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먼저 박테리아 활성으로 인한 알코올성 간 질환을 연구 주제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 연구의 기본 취지는 박테리아 활동성과 알코올성 간 질환의 연관성, 즉 독소와 관련이 있었다. 간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는 환자에게 부작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수석 연구원인 번드 슈나블 교수는 "우리는 알코올성 간 질환 환자의 임상 결과를 악화시키는 특정한 박테리아 독소를 있다는 것을 파악한 후 파지로 장내 미생물군을 정밀하게 편집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이미 연구자들은 알코올성 간 질환이 간단한 질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알코올성 음료는 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병의 2차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증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은 간과 장내 미생물군에 손상을 입힌다. 장내 미생물군이 망가지면 위장의 천연 항생제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간에서 박테리아가 성장하고 질병이 악화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했다. 바로 '위장의 박테리아가 간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과 '박테리아파지의 박테리아 성장 개입 여부'다. 

연구팀은 환자 데이터를 사용해 병든 간의 간 세포 상태를 검토했다. 그 후, 손상된 간 내부에서 박테리아 성장 과정을 분석했다. 그리고 알코올성 간 질환 및 관련 증상을 앓고 있는 간에서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병든 간의 간 세포는 엔테로코커스 페칼리스가 분비하는 독소인 세포융해소에 의해 손상을 입는다. 엔테로코커스 페칼리스는 건강한 위장에서도 소량 들어있을 수 있지만 알코올성 간 질환에 걸린 간에는 다량 들어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 질환에 걸린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엔테로코커스 페칼리스가 5% 이상 더 많이 들어있었다. 알코올성 간 질환 환자의 배설물에는 엔테로코커스 페칼리스가 다량 들어있었고 세포융해소에 대해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한, 세포융해소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인 알코올성 간 질환 환자의 90% 가량은 세포융해소에 대해 음성 반응을 보인 환자에 비해 병원 입원 180일 이내에 사망했다.

연구팀은 세포융해소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의 배설물과 음성 반응을 보인 사람의 배설물을 실험쥐 모델에 이식했다. 세포융해소 양성 반응 배설물을 이식 받은 실험쥐는 중증의 알코올 유도 간질환에 걸렸다. 

이후 연구팀은 병든 실험쥐를 대상으로 세포융해소 유도 엔테로코커스 페칼리스를 표적으로 하는 4가지 파지를 사용했다. 실험쥐에 대한 파지 치료 결과, 박테리아와 독소를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또한 세포융해소로 손상된 간은 알코올 유도 간 질환에서 회복됐다.

파지 요법은 더욱 많은 연구를 통해 효능과 안정성을 테스트해야 할 실험적 치료법이다. 박테리아도 파지에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현실은 항생제 내성보다도 어두울 수 있다. 

하지만 항생제 개발과는 달리 파지는 박테리아와 함께 진화하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보다 앞서기는 어렵다. 게다가, 파지는 자신과 양립할 수 없는 박테리아는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유익한 박테리아는 보존할 수 있다.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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