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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하면 용감하다?' 더닝-크루거 효과
등록일 : 2019-12-03 09:57 | 최종 승인 : 2019-12-03 09:59
허성환
흔히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을 쓰곤 한다(사진=셔터스톡)

[메디컬리포트=허성환 기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다. 무지한 사람이 마치 잘 아는 것처럼 대담하게 행동할 때 보통 이렇게 말하는데, 지난 2016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 '플로렌스'가 가장 적합한 예다.

당시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는 뉴욕의 상속녀이자, 어려서부터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믿어 여러 무대에 서면서 일찍이 경력을 쌓아 나갔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이었던 러더포드 헤이스 대통령이 근무하던 백악관에서도 공연했던 것. 44세에 이를 때까지 지속됐는데, 이제는 오페라에 중점을 둔 개인 리사이트를 열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실 그만 모를 뿐 많은 비평가는 그가 음치라고 판단하며 갖은 악평을 쏟아냈었다. 물론 그의 남편이자 매니저만 악평을 막느라 바쁜 사고전담 마커로 활약했다. 

플로렌스는 비평가들의 악평을 일축한 채 커리어를 지속, 76세에는 드디어 카네기홀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공연까지 계획했다. 하지만 익히 예상되는 것처럼, 그의 쇼에 대한 리뷰는 무자비했다. 그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플로렌스의 이 같은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오해를 정신분석학적 용어로 '더닝-크루거 효과'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음에도 불구, 능력이 없어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이다. 

현재는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예시로 거론되기도 한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약하지만 지나친 자신감만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 

더닝크루거 효과에 빠진 이들은 잘못된 결론에 도달해도 무능함으로 인해 실수를 인식하지 못한다(사진=셔터스톡)

더닝-크루거 효과의 기원

사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더닝-크루거 효과를 경험한다. 일상이나 회사, 혹은 다른 사회 활동에서도 흔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개념은 지난 1999년 코넬대의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킨 크루거가 실험을 통해 도출했다. 당시 연구진들은 유머와 문법, 논리 테스트 등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실험을 수행했는데, 하위 25%에 속한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의 성능과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관찰된 것이다. 실제로 12퍼센타일(12%ile)에 속한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 지식을 62퍼센타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당시 제한된 지식을 가진 사람은 이중 부담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고 실수를 저지를 뿐 아니라, 무능함으로 인해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능력조차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무능한 사람은 자신이 한 업무의 질을 평가하고 인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 더닝-크루거 효과는 재정적 지식이나 정서적 지능, 총기 안전 등 여러 영역에서 쉽게 발견된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인지적 편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듣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는 경향이 짙다. 오히려 상대의 의견을 허위나 가짜로 간주한다.

이에 더해 무능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나 기술 부족에 대한 인정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다른 사람의 기술과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매우 높다. 실제로 지난해 진행된 연구에서는 정치 및 행정부에 대한 지식이 적은 미국인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해당 주제에 더 잘 알고 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닝-크루거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평가 및 건설적인 비판 수용 자세가 필요하다(사진=셔터스톡)

누구나 더닝-크루거 효과에 취약해

이처럼 더닝-크루거 효과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한 집단에서도 발생한다. 포브스가 첨단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32~42%가량이 자신의 기술 수준이 회사 상위 5% 내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전국적인 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의 21%가량은 향후 10년 안에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혹은 적당한 수준에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료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68%가 자신의 교수 능력을 상위 25%로 평가했다. 90%는 평균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이 수치는 우리 모두 더닝-크루거 효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닝-크루거 효과를 극복하라

더닝-크루거 효과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심리적 상태를 가지지 않는 이들과 논쟁을 하거나 토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자신의 역량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일깨우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자기 평가 역시 필요하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대신, 더 많은 것을 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하며 습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이는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주변인들로부터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물론 자신을 향한 비판을 듣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해줄 수 있어 바람직하다.

[메디컬리포트=허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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