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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빈부격차가 국민 '자살'로 내몰아.. 반복되는 '세 모녀 사건'
등록일 : 2019-11-11 15:32 | 최종 승인 : 2019-11-20 09:29
이윤재
사진=크라우드픽

[메디컬리포트=이윤재 기자]  

지난 2일 성북구 한 오피스텔에서 사망한지 한 달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일가족의 시신이 발견됐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꼭 5년만 이었다. 

그들의 죽음은 한 달간 방치됐고 그들의 가난은 수 없이 외면돼 왔다. 네 모녀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죄송하다'는 말이었다.

사진=KBS 공식 유튜브 캡처

'정말 죄송합니다'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에서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60세인 박 모씨와 35세, 32세의 두 딸 이었다. 이들은 집세와 공과금 등 70만원의 현금이 든 봉투,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긴채 홀연히 세상을 등졌다.

대한민국이 모녀의 죽음으로 들끓었고, 대한민국이 모녀의 죽음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모녀의 죽음은 사회의 외면이 만들어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드러난 한국 사회의 민낯

세 모녀의 죽음 이후 드러난 세 모녀의 가게부는 많은 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분노를 일으켰다. 한국의 심각한 빈부격차가 그 민낯을 드러냈다.  

OECD의 경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의 1인 당 GDP는 2만 7,000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동년 한국의 빈곤율은 23.2%을 기록하며 OECD 가입국 중 빈곤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가계 소득 상위 10% 인구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 인구의 소득점유율로 나눈 팔마비율역시 1.44배로 조사됐다. OECD 가입국 중 소득 격차가 한국 보다 큰 국가는 멕시코, 칠레, 미국이 유일했다.

'부유한 빈곤' 속에 많은 한국인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변한것은 없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사정이 달라지는 듯 했다. 정부와 기관, 국회 등에서 연일 대책과 위로의 말이 쏟아졌다. 국회는 '세 모녀 법'을 개정했다.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 위기 가정 발굴시스템 상시 운영 등으로 많은 이가 혜택을 누리게 될것이라 설명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자료 출처=사회보장정보원

세 모녀는 탈락하는 '세 모녀 법'

사회보장정보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대상자는 '19만 5,692명'이었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복지까지 연계된 인원은 7만 8,000여 명에 불과했다. 서비스를 받지 못한 인원이 12만에 이르렀다.

조사 기간 연장으로 인한 미처리, 기준 심사 통과 실패 등의 이유로 여전히 많은 이가 기초적인 생활 보장을 위한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빈곤은 교육, 의료 등에 대한 기회도 빼앗았다. 소외가 만든 우울에 대한 지원과 관심 역시 이들에겐 머나먼 이야기다.

소외는 점점 심각해지고 깊어진 우울은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료 출처=코시스

세 모녀 만이 아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전체 자살 사망자 12,426명 중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이 3,111명에 이르렀다.

지난 8월에는 경기도 의왕에서 일가족 4명이 사망했고 각종 채무 관련 문서와  유서가 발견됐다. 또 9월에는 대전에서 생활고 끝에 일가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실 세 모녀 사건만큼 부각되지 않았을 뿐 생활고 등의 경제적 사유로 인한 일가족 전체의 자살·사망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빈곤'이 '극단'을 불러오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료 출처=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은 자살의 왕국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율은 OECD 가입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자살율 감소 추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해만 해도 여전히 1만 명이 넘는 국민이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사회학계에서는 특히 경제적 요인이 자살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직접적인 어려움을 만드는 빈곤과 빈곤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 격차'가 한국인을 자살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세 모녀 사건'으로 빈곤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번 '성북구 네 모녀 사건'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사진=픽사베이

세 모녀를 잃고 5년만에 대한민국은 데자뷔 현상을 겪고있다.

가난에 쫓겨 세상을 등지고 '하늘로 가겠다'고 한 네 모녀에게 조의를 표하며 대한민국이 나아가 모든 국민을 보듬을 수 있는 건강한 사회로 변화 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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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리포트=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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