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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아동성범죄 문제 심각…"육체·정신적 손상 평생 안고 갈수도 있어"
등록일 : 2019-10-31 13:24 | 최종 승인 : 2019-11-07 17:22
이화섭

[메디컬리포트=이화섭 기자] '고작 징역 12년' 2008년 12월, 끔찍한 아동성범죄를 저지르고도 '고령·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조두순에게 내려진 형량이다. 참혹한 죄질에 비해 너무 가벼운 형량이 선고돼 국민들은 분노했다.

어느덧 11년이 흘러 조두순의 출소일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여 년의 세월 동안 아동성범죄를 향한 법의 칼날은 날카로워졌을까, 여전히 무딜까. 조두순 사건을 통해 국내 아동성범죄 현주소를 되짚어봤다.

아동성범죄율, 낮아질 기미가 없다

▲전국 지역별 아동성범죄율(출처=Kosis)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아동성범죄 사건은 2만 3,595건으로 나타났다. 이후 전년 대비 증감률으로는 ▲2012년(-6.25%)▲2013년(5.39%)▲2014년(-6.6%)▲2015년(8%)▲2016년(3.04%)▲2017년(5.66%)▲2018년(-1.42%) 순으로 집계됐다. 증감을 반복하면서 줄어들기는커녕 과거보다 늘어난 형국이다.

지역별 아동성범죄 발생 비율로는 34.46%로 서울이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집계됐다. 이어 경기(26.37%), 부산(9.83%), 인천(8.63%), 대구(5.92%) 순으로 아동성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었다.

2008년 12월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조두순이 등교하던 나영이(가명·당시 8세)를 인근 교회 화장실로 끌고가 강간 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조두순은 "여학생들은 어차피 나중에 다 경험할 텐데. 크면 남자들 신체도 다 보고 할 것 아니냐"라는 발언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12년 선고한 재판부 판결 대해 비난 여론생겨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영구 장애를 입히는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해 무기징역을 구형하려했으나 조두순이 고령자(당시 56세), 알콜중독 등에 의한 심신장애 상태에 있음을 받아들여 12년형을 선고했다. 특히 1심 당시 조두순은 시종일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조두순의 징역이 최종 확정된 후 고작 12년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대다수 저지른 죄의 잔혹함에 비해 형량이 너무 짧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검찰이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녹화가 안됐다", "녹음이 안됐다", "소리가 작다"면서 피해아동에게 무려 5번씩이나 진술을 반복하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수사 과정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11년이 지난 지금은? 아동성범죄 '현주소'

조두순 사건 이후 11년간, 아동성범죄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이 제정·개정됐고 시행중이다. 그러나 각 정책들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관련 규정이 여전히 약한 탓일까, 아니면 법의 한계일까.

전자발찌 위치추적시스템

아동 및 상습 성폭행범에게 발찌를 착용시켜 24시간 감시하는 제도. 2007년 4월 제주 초등학생 성추행 살해사건, 2008년 3월 일산 초등학생 납치 미수사건 등을 계기로 2008년 9월 첫 시행(부착기간 최대 10년). 이후 2008년 조두순 사건, 2010년 김길태 사건 등을 계기로 부착기간이 최대 1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남.

이 정책의 문제점은 전자발찌가 범죄자들에게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 데 있다. 실제 2016년 오패산 터널 총격 사건의 범인이 전자발찌를 끊은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또 2019년 6월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선배 약혼녀를 강간 살해한 사건도 발생해 전자발찌 실효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조두순법은 재범 우려가 있는 성범죄자에 대해 '24시간 일대일' 보호관찰을 원칙으로 한다(사진=픽사베이)

조두순법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의 출소 후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으로 2019년 3월 28일 국회를 통과하고 2019년 4월 16일부터 시행됐다. 조두순법은 재범 우려가 있는 성범죄자에 대해 '24시간 일대일' 보호관찰을 원칙으로 한다.

조두순법은 여러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현재 보호관찰관 인력으로는 전자발찌 착용자들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자발찌 착용자의 수는 3,000명이 넘는 반면, 이들을 관리하는 보호관찰관은 고작 200명이 전부다.

조두순법 적용자 주거지역 제한이 '재량규정'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조두순법은 특정인에 대한 접근금지만을 필수 준수사항으로 규정한다. 주거지역을 제한하거나 특정 시설·장소의 출입을 금지하기 위해선 별도의 법원 명령이 필요하다.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다시 범행지역으로 돌아가 살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심신미약 의무감경 개정 '김성수법'

조두순 사건 당시 가장 큰 논란이 일었던 현행 형법 제10조 2항 내용이 2018년 12월 18일 '심신장애로 인해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에서 '감경할 수 있다'로 개정됐다. 이는 2018년 10월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이후 심신미약 감경을 폐지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100만 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서 강화된 법안이다.

이제 심신미약 상태에 저지른 범죄는 형을 감경한다는 의무 조항 문구를 수정해 무조건 감형이 이뤄지는것이 아니라 판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원하고 있는 '완전폐지'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아동성범죄 발생률 TOP10

 국가별 아동성범죄 발생 건수(2014~2017년)로는 스웨덴이 1만 6,15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스(1만 3,760건)▲폴란드(1만 1,071건)▲이탈리아(9,526건)▲독일(9,046건)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조두순 사건 이후 아동성범죄 관련 정책들이 제정 및 개정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동성범죄율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범죄자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불어 시행된 법안들 모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단호하게 말해, 빈틈투성이 법안들이다.

더 이상 후속조치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애당초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근절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게 현명한 것 아닌가. 아동성범죄를 향한 칼날은 언제쯤 날카로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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