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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청구서가 71억 원! 난치성 희귀질환 처방약은 왜 비쌀까?
등록일 : 2019-10-02 13:19 | 최종 승인 : 2019-10-02 13:20
이강훈
희귀병 치료제 개발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실패 위험이 크다(사진=셔터스톡)

[메디컬리포트=이강훈 기자] 난치성 희귀질환에 처방되는 의약품의 가격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혜택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증상을 완화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천만 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71억짜리 약

패터슨 씨의 냉장고 안에는 맥주와 살사 소스, 그리고 수백만 달러짜리 약물이 들어있다. 스트렌식(Strensiq)이라는 약물로 모계 유전되는 희귀한 뼈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스트렌식은 패터슨의 육체적인 고통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녀와 남편은 매달 들어가는 치료비는 물론 두 아이를 돌볼 비용까지 충당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 2018년 패터슨 가족은 600만 달러(약 71억 원)짜리 청구서를 받았다. 다행히 남편이 가입한 회사의 노동조합에서 청구서에 대한 일정 비용을 처리해주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많은 금액이 청구된다면 패터슨 가족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남편 회사의 노동조합 또한 이렇게 큰 금액의 청구서를 보고 딜레마에 빠졌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8년 만에 처음으로 근로자의 보험료 인상을 고려하게 됐다. 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1만 6,000명이 한 시간 동안 1인 당 35센트를 지불해 패터슨 가족의 청구서를 충당하는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노동조합은 스트렌식이라는 약물 청구서에 대한 비용 지급을 중단하게 됐다. 또 패터슨이 이 약물을 4개월 동안 복용한 이후에도 계속 필요한지 확인하기에 나섰다. 패터슨 가족은 노동조합에 "이 약물은 우리 가족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다.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이 꼭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알렉시온, 약물 비용 상한선 17억 원으로 책정

스트렌식을 만드는 회사인 알렉시온은 상업적인 보험 등의 도움을 받는 성인이 약물에 부담하는 비용은 최대 150만 달러(약 17억 9,055만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시온은 희귀질환에 대한 약물 개발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실패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알렉시온은 임상 시험을 완료하고 약물 공급을 충분히 하기 위해 스트렌식에 큰 비용을 투자했으며, 약물 출시 이후에도 환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렌식이 환자에게 주는 이점은 다양하다. 뼈와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유전질환인 저인산효소증을 가진 아기의 경우 뼈가 너무 무르고 약해서 엑스레이에도 잘 비치지 않는다. 이런 아기들에게 스트렌식의 효과는 거의 기적과 같다. 이 약물은 환자의 몸에서 결핍된 효소인 알칼리성 인산가수분해효소를 대체하고 뼈를 무기질화한다. 스트렌식이 개발되기 이전에 태어난 많은 영아가 이 병으로 사망했지만, 지금은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거의 일반인과 다름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질병의 수준이 덜한 패터슨 부인과 같은 성인의 경우 스트렌식으로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수 있지만 비용은 더 많이 든다.

스트렌식이 개발되기 전에는 심각한 저인산효소증을 앓는 아기가 많이 사망했지만, 지금은 일반인과 다름없는 삶을 살 수 있다(출처=셔터스톡)

고가의 약물이 일반화되는 추세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스트렌식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에는 고가의 약물이 점점 일반화되는 추세가 되면서 과연 일반인들이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약물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보다 저렴한 소위 '복제약'이 미국에서 조제되는 모든 처방약의 9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약물 제조 회사는 희귀질환 약물이나 유전자 치료법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경로를 바꾸고 있다. 이런 약물은 복제약도 없고 경쟁자도 없다. 제조업체는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이전에는 제약 회사가 희귀질환을 무시하기도 했다. 시장이 너무 작고 이익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ODA 법안이 통과하면서 희귀질환에 대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에 인센티브와 독점 보호가 제공되기 시작했고, 희귀질환 약물을 개발하는 업체도 늘었다.

또한 과학 연구의 발전으로 과학자들이 수많은 유전 질환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희귀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는 이들이 받는 약물 비용 청구서에 대해 걱정할 때다.

제약 회사가 의약품에 대한 막대한 가격을 청구하면서 환자는 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혜택을 보기 어렵다. 그래서 보험의 평생 한도 및 연간 한도를 없애는 연방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질이영양증

패터슨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또 다른 어머니는 마리아 케팔라스다. 마리아의 딸은 희귀한 형태의 백혈구 감소증인 백질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이 병으로 뇌와 중추 신경계까지 손상되면 환자는 움직일 수 없고 심지어 말을 하거나 침을 삼킬 수도 없다. 치료에는 수백만 달러가 든다.

엑손디스 51

사렙타 테라퓨틱이 개발한 희귀한 형태의 근이영양증 치료에 사용되는 엑손디스 51은 지난 2016년 승인을 받았을 때 연간 약 30만 달러(약 3억 5,808만 원)의 치료비가 들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연간 치료비는 100만 달러(약 11억 9,360만 원)가 들었다.

영아에게 치명적인 유전적 효소 장애인 폼페병을 치료하는 약물인 루미자임은 제약 회사가 2010년 처음 출시했을 때 30만 달러의 비용이 청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비용은 두 배인 60만 달러(7억 2,200만 원)가량이었다. 혈우병 및 기타 희귀질환에 처방되는 약물도 매우 고가로 책정되어 있다. 

 

[메디컬리포트=이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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