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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하는 우울증, 암처럼 치명적일 수 있어
등록일 : 2019-09-30 16:42 | 최종 승인 : 2019-10-02 18:09
김건우
때로는 상황에 따라 우울증과 암이 같은 선상의 질병으로 논의되기도 한다(출처=123RF)

[메디컬리포트=김건우 기자] 우울증과 암은 서로 다른 질병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때로는 상황에 따라 우울증과 암이 같은 선상의 질병으로 논의되기도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남편의 사례를 고백한 소아과 의사 질 핼퍼 박사의 사례를 조명했다.

박사는 그동안 우울증과 정신 질환을 앓는 많은 환자들을 보아왔다. 또한 레지던트 기간에는 암에 걸린 많은 아이들을 돌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람들이 이러한 질병을 인식하는 방법에 매우 놀랍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울증이자 암

핼퍼 박사의 남편은 3년 전 자살로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박사는 낙담하고 좌절하던 남편의 자살이 결국 우울증과 암이 똑같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박사에 따르면, 남편은 자신을 만나기전 한 차례의 결혼 생활을 마감했다. 남편의 전처는 당시 남편에게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존재라고 말했었는데, 남편은 자신의 어린 시절 학대 경험과 유전적인 요소들을 모두 고려, 자신은 결국 혼자서 살아야하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남편은 첫 번째 자살을 시도했다. 어느날 밤 잠들기 전 약물을 과다 복용한 것이다. 그러나 다음 아침 남편은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남편이 다음 취한 행동은 스스로 차를 몰고 UCLA의 정신 병동에 입원한 것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치료를 받으며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약물도 처방받았다. 그로부터 6개월 후 핼퍼 박사를 만났고 두 사람은 소울 메이트가 됐다. 

이때는 남편이 자신도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확신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남편의 실패했던 이전 자살 시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전문적인 지원 및 치료에 착수했다. 이후로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 20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두 아이를 낳았으며 집도 장만했다. 

 

이러한 과정은 박사의 남편이 우울증을 완벽히 극복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사실 남편의 우울증은 마치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퇴치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남편의 우울증은 완벽히 극복되지 못했으며, 첫 번째 자살 시도가 사랑받지 못한 것에 의해 유발됐다면 두 번째 시도는 가족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의해 발생했다.

인생에 실패한 아버지

남편의 자살을 논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남편의 아버지는 50대에 직장에서 해고된 후 다시 직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았으며, 사망 무렵에는 온 가족을 재정적인 파탄에 빠뜨리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이에 남편은 자신이 전기 기술자 및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또한 일을 하지 않으면 언제나 뒤쳐지고 뒤떨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게 됐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두려움은 그러나 결혼을 한 이후에도 그대로 지속됐다. 박사와 남편은 모두 전문직에 종사하긴 했지만 결혼 생활에서 누구나 겪는 재정적 문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종종 돈에 관한 일상적인 논쟁을 벌이곤 했는데, 다행히도 항상 원만하게 해결했다. 또한 은퇴를 위한 저축도 했다. 하지만 박사는 남편이 여전히 자신들의 재산이 충분치 않다고 계속 걱정하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러한 일에 대한 불안감은 지난 2년간 더욱 증폭됐다. 열정과 기쁨도 잃었으며 평소보다 치료사를 보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 치료사는 남편의 우울증에 대한 대처 방안에 조언을 제공했고, 박사는 이에 남편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가계 비용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암이 조기에 퇴치됐더라도 결국 치명적인 질병으로 발전되는 것처럼, 우울증 역시 똑같이 치명적일 수 있다(출처=123RF)

아버지와 같은 실패자로 인식

그러나 이 같은 치료 및 가계 비용 감소가 남편의 우울증 극복에 커다란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다. 그는 주말 침대에서 일어나지조차 못했는데, 박사의 병원 방문 제안 역시 거부했다. 박사는 이에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 다음 주 화요일로 진료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남편은 화요일이 되기 전날 사망했다. 박사가 기억하는 마지막 남편의 말은, 자신도 아버지처럼 실패자라는 것이었다.

박사는 이후 2012년과 2015년 각각 아들과 딸의 유대교 성년식때 찍은 사진에서 남편의 눈과 약해지는 체력을 대조할 수 있었다. 남편의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으며 억지로 미소짓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자살하기 1년 전부터 이미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것. 이들의 람비는 남편이 호스피스에 있는 암환자와 같아보였다고 말했었는데, 당시에는 이 말에 대한 의미를 깨닫지 못한 것이다.

우울증, 암처럼 치명적일 수 있어

남편은 사실 죽기 전까지 20년간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첫 번째 자살 시도 이후 우울증에 대한 집중 치료로 병은 완화됐지만, 암환자처럼 다시 재발해버린 것이다. 남편은 치료 기간 동안 부진런히 자신의 신체적 및 정신적 상태에 나타나는 경고 표시를 확인하고 위험 요인을 줄이려 애썼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만 것이다. 여러 의료적 지원과 상담, 그리고 약물이 모두 헛수고가 된 것.

이 같은 박사의 남편 사례는 암이 조기에 퇴치됐더라도 결국 치명적인 질병으로 발전되는 것처럼, 우울증 역시 여러 치료 및 의료 자원의 발달에도 똑같이 치명적일 수 있는 만성 질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아내의 헌신과 사랑, 보살핌으로 싸움에서 패배하는 데 20년이 더 늦춰진 것 뿐이다.

박사는 남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지언정 그를 죽인 근본 원인은 우울증이라고 말했다. 즉 합리적이고 의도적인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복잡하고 어려운 질병의 비극적인 결과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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