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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 개발되지만 약값이 '천정부지'…희귀병 치료제 비용과 의료보험 간의 딜레마
등록일 : 2019-09-23 17:50 | 최종 승인 : 2019-10-02 17:22
최재은
스트렌식은 희귀병 의약품인 만큼 임상실험에 들어간 비용이 막대하고 원활한 공급을 위한 투자도 만만치 않다(사진=게티이미지)

[메디컬리포트=최재은 기자] 남편과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는 던 패터슨의 냉장고에는 맥주병과 살사병 옆에 수백만 달러짜리 약통이 들어 있다. '스트렌식'은 희귀 골질환 치료제로 극심한 통증으로 일을 하거나 자녀들을 돌볼 수 없었던 던이 꼭 복용해야만 하는 약물이다.

던은 스트렌식 덕분에 끔찍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던의 남편이 다니는 직장의 노조는 큰 딜레마에 처했다. 

직장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던의 약값 때문에 던의 남편 직장 노조원 1만 6,000명이 시간당 벌어들이는 소득 중 35%가 패터슨 가족의 약값을 지불하는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조는 8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원들의 의료 보험료를 인상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노조 측은 던에게 이 약물이 정말로 필요한 지 조사하는 동안 스트렌식에 대한 비용 지불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트렌식은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패터슨 가족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계속 받게 된다면 노조는 600만 달러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이에 던은 노조 측에 "이 약만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다. 다른 치료제는 없다"고 호소했다.

제약사 측 입장

스트렌식을 개발한 제약사 알렉시온 측은 민간 의료보험이 스트렌식에 지불하는 최대 비용을 성인 한 명 당 150만 달러로 정했다. 알렉시온은 희귀병 의약품 개발은 복잡하고 막대한 비용이 들며 실패 리스크도 높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알렉시온은 스트렌식은 희귀병 의약품인 만큼 임상실험에 들어간 비용이 막대하고 원활한 공급을 위한 투자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스트렌식의 효과는 환자마다 다르다. 선천적 희귀 골격계 대사성 질환인 저인산효소증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의 경우 스트렌식의 기적의 치료제 역할을 한다. 뼈가 너무 부드러워 엑스레이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이 아기들은 스트렌식을 투여할 경우 결함 효소, 알칼리성 인산가수 분해효소 등의 문제를 해결해 뼈에 광물질을 흡수하도록 도와준다.

스트렌식이 개발되기 전 저인산효소증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은 생후 수개월 내에 사망했지만, 스트렌식이 개발된 후에는 거의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던과 같은 덜 심각한 저인산효소증 성인의 경우 스트렌식은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비싼 약품이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져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희귀병 의약품이 비싼 이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트렌식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품 중 하나다. 최근 비싼 약품이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져 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제약 시장에서 처방약의 90% 이상이 값싼 복제약으로 대체되자 제약사들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희귀병과 유전병 치료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복제약 회사들로부터의 경쟁에서 자유로운 희귀병과 유전병 분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희귀병 약품 시장은 워낙 규모가 작기 때문에 수익 창출의 기회가 많지 않아 제약사들이 무시하던 분야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1983년 '희귀의약품법'이 도입되면서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의약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정부로부터 각종 인센티브를 받거나 독점권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과학의 발전으로 상당수 유전병의 원인이 밝혀져 희귀병과 유전병 치료제의 개발이 더욱 용이해졌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이와 함께 어마어마한 약값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이 환자가 평생 또는 연간 지불해야 할 의료 비용의 상한선을 정해 놓은 것도 제약사들이 마음껏 비싼 치료제를 내놓을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백질이영양증

패터슨 네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마리아 케팔라스는 딸이 백질이영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이 병은 뇌와 중추신경계를 손상시켜 환자는 기거나 걷거나 말하거나 삼키는 동작을 할 수 없다. 케팔라스는 약값으로 수백만 달러가 들까봐 걱정하고 있다.

엑손디스 51

'엑손디스 51'은 2016년에 승인된 듀센병 치료제로 의료 보험 대상자의 경우 연간 약 30만 달러가 든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실제 약값은 100만 달러에 달한다.

폼페병 치료제인 '루미즈메' 또한 연간 30만 달러가 들고, 혈우병 등 여타 희귀병 치료제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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