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랩은 음식에서 항암 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이다(사진=셔터스톡)

항암 분자를 감지할 수 있는 앱이 발견돼 의학계와 IT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연구진과 영국의 다국적 통신 대기업인 보다폰이 협력해 만든 '드림랩'이라는 앱은 스마트폰이 유휴 모드이거나 사용자의 수면 상태일 때 다양한 음식에서 항암 물질을 식별할 수 있는 앱이다.

드림랩 앱 작동 방식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 따르면 드림랩 앱은 알고리즘을 사용해 대규모 데이터베이스에서 8,000가지가 넘는 음식의 분자 함량을 식별한다. 이 알고리즘은 실험실에서 동물 및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파괴된 적이 있는 암세포 분자를 검색한다. 

이 앱을 통해 연구진은 오렌지, 셀러리, 당근 등에 다수의 항암 분자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양배추, 포도 등도 항암 물질을 포함하고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키릴 베셀코프는 "앞으로 암과 싸울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기존의 항균제 및 당뇨병 치료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퀴놀론계 항생제나 메트포르민 등이다. 이런 약물은 암세포의 독성을 억제하고 인슐린 내성을 감소시켜 항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체 내 호르몬이 인슐린 호르몬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인슐린 호르몬이란 음식에 들어있는 당분을 사용해 에너지원으로 섭취하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베셀코프에 따르면 이미 이 약물들이 일련의 검사를 거쳤고 치료 목적으로 승인을 얻었기 때문에 항암제로 사용될 수 있는지 추가 승인을 얻은 다음 환자에게 사용되면 환자의 위험과 약물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 이미 존재하던 기존 약물의 용도를 항암제로 변경한다면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다.

▲연구진은 오렌지에 항암 분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사진=셔터스톡)

식품의 항암 분자 매핑과 인공지능의 역할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식품의 분자 및 약물의 조합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이 AI의 목적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기 모드이거나 하룻밤 사이 충전되는 시간 동안 AI가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C 한 대가 하루 24시간 작동해 이 정도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는 300년이 걸리지만, 하루 6시간 정도 대기 및 수면 모드에 들어간 스마트폰 10만 대가 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데이터 처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앱을 다운로드한 다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야간에 앱을 실행해두는 편이 좋다. 

이 앱은 6시간 동안 2만 4,000개 이상의 문제를 해결한다. 이 앱은 안드로이드와 iOS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현재 드림랩 앱은 앱 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약 8만 3,000번 다운로드돼 1,000만 건이 넘는 계산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수천 대의 스마트폰의 힘이 데이터 세트 내의 단서를 찾아내는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드림랩 팀은 수많은 컴퓨터 과학자, 분자생물학자, 미생물 및 생화학자, 건강 경제학자, 임상학자, 요리사, 감각 과학자들이 다음 연구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암 연구 및 인식 개선 단체인 영국 암 연구소의 건강 정보 책임자 웨일린 우는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새로운 암 솔루션 또는 치료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는 음식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항암 분자를 발견하는 것은 앞으로 효과적인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시간을 앞당길 것이다. 많은 사람에게 채소와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붉은 육류, 혹은 가공육, 고칼로리 음료나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높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미국 국립 암 연구소에 따르면 암 발병 건수는 매년 10만 명 당 439.2명 수준이다. 암 사망자 수는 10만 명 당 163.5명 수준이다. 이것은 지난 2011~2015년 사이의 기록을 종합한 것이다.

지난 2017년에 미국에서만 암 치료를 위한 지출이 1,473억 달러(약 172조 8,712억 원)에 달했다. 앞으로 암 발병률과 치료 비용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암 치료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사망자 6명당 1명은 암으로 죽는 셈이다. 암 환자 중에는 이미 손쓸 수 없는 단계일 때 암을 진단받는 경우도 많다.

여전히 암은 정복할 수 없는 병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발을 통해 항암에 관한 데이터 수집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고 일상적인 수준으로 자리 잡는다면 암은 더이상 정복할 수 없는 병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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